[美 오바마 2기 출발] 대북 식량지원 찬성·반대파, 美 하원 외교위원장직 경합

입력 2012-11-08 19:23

북한에 인도적 차원의 식량지원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 대북 식량지원 찬성파와 반대파가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 경합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8일 보도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총선을 계기로 새롭게 구성될 하원 외교위원장직에 출사표를 던진 에드 로이스(캘리포니아) 의원과 크리스 스미스(뉴저지) 의원은 같은 공화당 소속이지만 북한 식량지원 문제에는 정반대 입장이다.

로이스 의원은 “북한에 보내는 식량은 독재 정권 강화에 악용될 뿐”이라며 아예 법으로 대북 식량지원을 금지하자고 주장해온 인물이다. 그는 한국 대선 주자들이 북한과의 대화를 주장하는 것에도 “한국의 대북 정책이 불행한 유턴을 할 것 같다”고 우려하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는 등 대북 강경론을 펼쳐왔다.

반면 스미스 의원은 식량 배포 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면 북한에 식량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그는 북한 어린이들의 영양실조 위험에 관심을 기울이며 인도적 지원 자체는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두 의원 모두 동아시아 문제에 정통하고, 한국과의 관계도 지한파로 꼽히는 현재의 로스 레티넨(플로리다) 위원장 못지않게 가까운 편이다.

이번 선거에서 지한파 의원으로는 한국전 참전용사이자 민주당 내 흑인 세력의 대부인 찰스 랭글 의원과 남북이산가족 재결합 사업을 추진해온 짐 매드슨 의원, 아내가 한국인인 마이클 그림 의원 등이 재선에 성공했다.

반면 친한파 성향의 의원 중에서도 일리노이주의 바비 실링은 낙선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찬성했던 하워드 버먼 의원은 캘리포니아에서 반대 입장인 브래드 셔먼 의원에 패배했다.

위안부 결의안을 적극 지지했던 애돌퍼스 타운스, 한인코커스 공동위원장 댄 버튼, 수년간 한국을 강력히 지지해 온 브라이언 빌브레이 의원도 연말 회기가 다하면 의회를 떠나게 된다. 현 하원외교위 아태소위원장인 도널드 만줄로 의원은 20년 의정 생활을 마감하고 한미경제연구소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