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형씨 돈빌린 당일 행적, 진술과 달라”

입력 2012-11-09 00:34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이광범 특별수사팀이 이시형(34)씨가 땅값 6억원을 빌렸다는 지난해 5월 24일의 실제 행적과 진술이 어긋나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시형씨가 돈 배달에 아예 관여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김세욱 전 청와대 행정관은 최근 특검 조사에서 “시형씨가 청와대 관저로 불러 ‘땅값인데 보관해 달라’며 건네 준 시점은 점심 무렵”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런데 관련자 진술 등을 종합하면 시형씨는 지난해 5월 23일 오후 늦게 KTX를 타고 상경했고, 24일 청와대 경내에서 점심을 먹었다. 오전에는 양재동 다스 서울사무소로 출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일 시형씨에게 자택에 있던 6억원을 내줬다는 이상은 다스 회장의 부인 박모씨는 서울 청담동 한 중식당에서 오후 2시30분 정도까지 일행 3명과 식사를 했다. 시형씨는 그날 저녁 지인들과 강남의 패밀리 레스토랑에 갔다가 가라오케로 자리를 옮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시간대별로 분석한 결과 시형씨가 이 회장의 구의동 집까지 가서 돈을 받은 뒤 청와대까지 운반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 회장 아파트 단지를 드나든 외부 차량 출입기록을 분석한 결과 시형씨 차가 방문했던 흔적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석수 특검보는 8일 “이 회장 부인은 참고인이지만 반드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9일 오후 2시 공개 소환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지호일 전웅빈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