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G2 시대] 대조적 성격 오바마·시진핑 ‘역경 탈출’ 닮은 꼴
입력 2012-11-08 19:11
미국과 중국 G2의 최고지도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은 서로 닮은꼴이면서도 전혀 상반되는 면모를 갖춘 인물이다.
오바마가 백인 중심의 미국 주류사회에서 흑인 혼혈의 약점을 딛고 최고 자리에 우뚝 섰다면, 시진핑은 중국 혁명원로들의 자제들 모임인 태자당 출신으로 출발 배경부터 달랐다.
오바마는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케냐 출신 아버지와 인류학도인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2살 때 부모 이혼을 겪었다.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 유년기 4년을 인도네시아에서 보냈지만 다시 부모가 파경을 맞아 외할머니가 살던 하와이로 돌아왔다. 흑인 아버지와 아시아인 새 아버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하버드대학에 진학한 뒤 인권변호사, 상원의원을 거쳐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시진핑은 혁명원로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의 아들이다. 오바마와는 출신 성분부터 천양지차인 셈이다. 그러나 굴곡진 유년기를 보낸 것은 마찬가지였다. 문화혁명 당시 부친이 유배를 당하면서 자신도 8년간 밑바닥 생활을 겪어야 했다.
아버지가 복권된 이후 그는 탄탄대로를 달렸다. 지방에서 장기간 근무하는 동안 정치적 입지를 닦았고, 상하이 당서기를 거쳐 정치국 상임위원으로 올라섰다. 이후 국가부주석, 군사위 부주석을 맡으며 최고 권력자에 오르는 수순을 밟았다.
시진핑은 과묵하고 신중한 언행의 소유자다. 서방 언론들은 그를 미스터리한 지도자로 부른다. 아내 미셸과의 연애담을 털어놓고 가족에 대한 가치를 중시하면서 미국인들의 감성을 사로잡은 오바마와 달리 가족 얘기는 알려진 게 거의 없다. 최고지도자와 그 가족의 사적인 얘기를 공개하지 않는 중국 특유의 정치 시스템 탓도 있다.
남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