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朴 “여유있는 분들이 양보해야”-安 “반대만 말고 전경련 개혁안 내놔야”
입력 2012-11-08 19:05
새누리당 박근혜,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8일 경제계를 대표하는 인사들과 각각 만났다. 두 후보 모두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스타일은 달랐다. 박 후보가 구조조정에 따른 해고 문제 등 각론을 제시하며 재계의 협조를 구한 반면, 안 후보는 “대기업 스스로 개혁안을 내놓으라”고 압박 전술을 구사했다.
박 후보는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경제 5단체장과 간담회를 갖고 “경제가 어려워지면 무엇보다 서민·중산층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며 “조금 더 여유 있는 분들의 양보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협조할 것은 협조하면서 공존과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할 때”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한덕수 무역협회 회장이 참석했다.
이어 박 후보는 “구조조정이라든가 해고는 최대한 자제하면서 고용 유지에 최선을 다해 주시고, 일감 몰아주기나 중소기업 기술 탈취 등 대기업의 잘못된 행태는 바로 잡아야 한다. 사회적 책무에도 앞장서 달라”며 조목조목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다만 “경제민주화에 대해 잘못 알려진 부분도 있는데 특정 대기업 때리기는 결코 아니다.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야 하고 미래 성장 동력도 키워서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대기업 달래기’에도 힘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경제 5단체장은 경제민주화 기조에 우려를 나타냈다. 손 회장은 “경제민주화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지 않길 바란다. 특히 증세 문제는 신중히 다뤄달라. 복지 재원을 조달하려다 재정 건전성이 훼손되고 납세자 부담이 증가한다면 경제 활력을 저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에 여의도 KT사옥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을 찾아간 안 후보는 박 후보보다 강한 어조로 재벌 총수들을 압박했다. 그는 “전경련에서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안에 대해 반대의사만 표하기보다 스스로 개혁안을 내놔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과 검찰에서도 국민 요구에 따라 자발적으로 개혁안을 내놓고 있다”고 했다.
안 후보는 특히 “내년부터 다가올 경제위기, 즉 장기불황과 부동산·가계대출로 인한 내수 침체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경제위기 대응을 위한 긴급대응팀을 캠프 내에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계 대표들에게 일자리 창출에 기업이 노력할 것, 고충이 있더라도 지혜를 모아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것, 골목상권·중소기업과의 공정한 거래를 위해 대기업이 힘쓸 것 등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사회통합이라는 시대 요구에 부응하겠다. 그렇지만 경제계의 불안 요소를 막고 산업 경쟁력을 지키는 정책을 많이 발굴해 달라. 기업을 운영한 경험이 있으니 재계가 바라는 정책을 공약에 잘 반영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유성열 김아진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