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타이밍 정치 달인?… 주목받는 安 정치력·권력의지

입력 2012-11-08 18:57

“머릿속에 다 생각해 놓으신 게 있을 거예요.”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단일화 회동 이튿날인 7일 “너무 빨리 단일화 테이블에 나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안 후보가 민주통합당 페이스에 말렸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1년째 안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봐온 이 관계자는 “섣불리 여론에 떠밀려 행동할 사람이 아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전부 예상했을 것”이라고 했다. 정치판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정치신인’ 안 후보의 판세 읽는 능력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었다.

정치권을 비롯해 여론의 단일화 압박이 고조되기 시작한 지난달 말부터 캠프에선 안 후보에게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보고했다고 한다. 그때마다 긍정도 부정도 않던 안 후보가 갑작스레 광주 방문을 결정했고, 광주에 가더니 단일화 회동을 전격 제안했다. 호남에서 안 후보 지지율이 문 후보에 뒤졌다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의 일이다. ‘안철수의 생각’ 출판(7월 19일)과 출마선언(9월 19일)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안철수의 타이밍 정치’란 말도 이 때문에 생겼다.

캠프는 이런 해석을 꺼린다. 안 후보가 정치 감각이 뛰어나고 강한 권력의지를 드러내는 기성 정치인처럼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캠프 관계자는 “중요한 결정은 본부장급과 상의하지만 최종 결정은 안 후보의 몫”이라며 선거캠프가 그의 판단에 따라 굴러가고 있음을 인정했다.

캠프의 다른 인사는 안 후보가 입에 달고 다니는 ‘국민의 뜻’ ‘국민께 불려나왔다’와 같은 말에도 정치력이 숨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통 정치인은 공약을 만들어 널리 알리는 데 무게를 두지만 안 후보는 ‘국민의 뜻’을 지렛대 삼아 ‘정치혁신’을 대선 프레임으로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또 “안 후보가 국회에 감사원장 인사권을 주고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자는 건 뒤집어 얘기하면 대통령 혼자 책임지지 않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이는 국정경험이 없다는 국민의 불안감을 최소화하는 장치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