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3년새 3% 찔끔 늘었는데 물가 11%나 껑충
입력 2012-11-08 21:33
우리 국민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3년 동안 1인당 소득은 3% 늘어난 반면 물가는 10% 넘게 치솟았다. 물가를 감안하면 소득이 줄어든 셈이다. 또 계층 간 소득격차가 더 벌어져 양극화도 심해졌다.
8일 국세청이 민주통합당 홍종학 의원에게 제출한 ‘2007∼2010년 통합소득 백분위’ 자료에 따르면 2010년 1인당 평균 통합소득은 3456만원으로 2007년 통합소득 3356만원보다 2.97%(100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이 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10.7% 뛰어 올랐다. 통합소득은 종합소득세와 근로소득세를 합친 후 중복신고자를 뺀 통계다.
소득증가율이 물가상승률을 밑돌면 피부로 느끼는 실질적 소득 수준은 뒷걸음치게 된다. 2008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경기침체가 장기간 이어지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뛴 영향이 크다.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대기업에만 이익이 몰릴 뿐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소득증가율이 물가를 따라잡지 못한 측면도 있다.
계층 간 양극화도 더욱 뚜렷해졌다. 소득세를 낸 계층 중 2007년에 비해 소득이 오른 계층은 46%였다. 소득이 그대로인 계층은 10%, 소득이 되레 줄어든 계층은 44%였다.
소득 재분배도 이뤄지지 않았다. 계층 간 소득분배가 얼마나 공평하게 이뤄지는지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정부의 공식 발표보다 심각한 수준이었다. 통계청이 세후소득을 기준으로 발표한 지니계수는 2007년 0.312에서 2010년 0.310으로 개선됐다. 반면 통합소득 자료로 재분석한 지니계수는 2007년 0.431에서 2010년 0.446으로 나빠졌다.
홍 의원은 “소득 불균형 지표인 지니계수가 정부 공식발표보다 높은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며 “조세제도를 제대로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