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단일화 ‘제3의 방식’ 의중 떠보기
입력 2012-11-08 18:57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 측과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 측이 8일 야권 후보 단일화 방안으로 ‘제3의 방식’을 각각 거론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제3의 방식이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고 접근하는 시각도 달라 상대편의 의중을 떠보는 기 싸움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문 후보 측이 말하는 것은 ‘국민참여 경선 원칙이 지켜지는 제3의 방식’으로 요약된다.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제3의 방식으로 불릴) 그런 룰이 있긴 하다”며 “국민참여가 기본이 된다면 안 후보의 제의를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후보의 자질과 역량을 보일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TV토론은 무조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바일 혹은 현장 투표 형태의 국민참여가 일정비율 반영된다면 새로운 방식도 가미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말을 뒤집어 보면 100% 여론조사는 수용할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반면 안 후보 측은 ‘여론조사나 TV토론 후 패널평가, 국민참여 경선 등 고전적인 방식을 넘어선 제3의 방식’을 강조하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안 후보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정연순 대변인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새로운 창의력 상상력도 필요한 시점”이라며 “모든 것을 열어놓고 있으며 인터넷 채널이나 민원실을 통한 국민들의 제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캠프 관계자는 “백가쟁명식으로 일반 국민들의 의견이 접수되고는 있지만 아직 눈에 띄는 것은 없다”고 전했다.
정 대변인은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 “양 캠프가 의견을 내놓으면 후보들이 조율하는 방식이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전망했고, 국민경선에 대해서는 “(25∼26일 후보 등록 이전까지) 물리적으로 시간이 가능한가 이런 부분도 검토 대상”이라고 말해 사실상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여전히 후보 간 담판이 가장 확실한 제3의 방식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은 “가장 나이스(좋은)한 단일화 방식은 역시 담판”이라며 “경선 없이 한쪽이 양보하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새정치공동선언 발표→양 캠프 각각의 정책발표→양 캠프가 공유하는 가치·정책 제시→단일화 방식 제시’의 순서로 구성된 단일화 4단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11일까지 각자 공약발표를 마무리 짓고 늦어도 12일부터는 단일화 방식 논의를 위한 테이블을 가동하자는 것이다.
엄기영 임성수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