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이재오 “그건 쇄신 아냐” 朴 정치쇄신안 비판

입력 2012-11-08 19:04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8일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정치쇄신안에 대해 “그건 쇄신이 아니다”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분권형 개헌과 시대정신’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나왔던 이야기가 아닌 당연히 해야 하는데 못 했던 것을 제시하는 게 쇄신”이라며 “(박 후보가 이야기한) 기초단체장 및 의원 공천권 폐지는 여야 원내대표끼리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키로 합의한 사항으로 그건 쇄신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또 “박 후보의 4년 중임제 개헌은 옛날부터 나온 이야기”라며 “분권을 해야 한다고 하니 누구 말 따라서 하는 것 같으니까 적당히 중임제 개헌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고 옳지 않은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캠프 참여 여부에 대한 질문에 이 의원은 “지금 새누리당 국회의원으로 가만히 있는 것만 해도 크게 도와주는 것 아니겠느냐”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친이명박계 좌장이었던 이 의원은 “공동선대위원장이 대여섯 명 있는데 내 이름 하나 걸친다고 더 잘 돌아간다는 보장이 있느냐. (박 후보가 대선 공약으로) 뭘 발표하면 만날 내 생각과 엉뚱하게 엇길로 가지 않느냐”고 했다.

이 의원은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분권형개헌추진국민연합(이하 국민연합) 활동을 통해 대선 과정에서 개헌 논의를 집중 부각시킨다는 생각이다. 국민연합은 전날 국회와 청와대에 개헌청원서를 낸 데 이어 21일쯤 각 시·도 지부 결성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각 지부가 결성되면 대표자들끼리 토론한 뒤 그때까지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안을 평가하고 대선 국면에서 국민연합이 어떻게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 측에서는 이 의원이 캠프에 참여하지 않고 외곽에서 개헌 논의를 주도하는 데 대해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캠프 참여가 물 건너갔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이 개헌 논의에 적극적인 것을 두고 대선 이후를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