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 ‘아웃렛 대전’ 불붙어

입력 2012-11-08 18:48


대형 백화점들이 아웃렛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백화점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정체 상황이라는 판단에서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들이 꾸준히 아웃렛 매장을 열고 있다. 아웃렛은 통상 프리미엄형과 도심형으로 구분되는데 교외에는 수입 유명 브랜드를 주로 취급하는 프리미엄형이, 도심에는 중저가형 복합몰이 늘어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9일 충북 청주에 도심형 아웃렛을 오픈한다. 롯데백화점의 도심형 아웃렛으로는 광주 수완점·월드컵점, 대구 율하점에 이은 네 번째 점포다. 청주 롯데아웃렛은 연면적 3만7000㎡, 영업면적 1만5000㎡ 규모로 지하 2층, 지상 5층으로 구성돼 있다. 점포 내에 아웃렛 외에도 롯데마트, 디지털파크, 롯데시네마 6개관, 토이저러스가 동시에 들어서는 복합몰이다. 주변에 현대백화점 충청점을 비롯해 갤러리아, 신세계백화점 등이 있어 이들과의 경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청주점 오픈에 대해 “합리적인 실속형 소비를 지향하는 최근의 고객 성향 등을 고려해 기존의 아웃렛과는 차별화된 쇼핑공간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와 신세계가 경기도 파주 등에서 프리미엄 아웃렛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아웃렛 사업에서 한 발 물러나 있던 현대백화점도 최근 한강 아라뱃길 김포터미널에 프리미엄 아웃렛을 개점하겠다고 나섰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명품 아웃렛 매장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도 함께 갖춘 대표적 쇼핑명소로 개발할 계획”이라며 “국내 가족단위 고객 및 해외 여행객들이 여가를 즐기며 유명 브랜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백화점들이 아웃렛 사업에 속도를 내는 것은 신규 백화점 출점이 힘들 정도로 시장이 포화상태인 데다 불황이 겹치면서 매출도 부진하기 때문이다. 신세계가 프리미엄 아웃렛만을 오픈하고 있는 것과 달리 롯데는 도심형 아웃렛도 거의 매년 열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형 백화점들이 프리미엄형이 아닌 중저가 아웃렛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중소 아웃렛을 위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이제 도심형 아웃렛에도 명품관이 들어서는 등 프리미엄형과 일반형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면서도 “대형 유통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면 중소업체들이 진입 또는 경쟁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