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틱발 축구 쿠데타… 5개 슈팅으로 24개 날린 바르샤 무너뜨리다

입력 2012-11-09 00:38

볼 점유율 28%대 72%, 슈팅 수 5대 24, 유효슈팅 수 4대 14. 수치로만 보면 셀틱(스코틀랜드)은 FC바르셀로나(스페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결과는 셀틱의 2대 1 승리. 한 편의 축구 드라마였다.

셀틱은 8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셀틱 파크에서 열린 2012~20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G조 4차전 홈경기에서 리오넬 메시가 버티고 있는 강호 바르셀로나를 무너뜨리는 이변을 연출했다. 2승1무1패(승점 7)를 기록한 셀틱은 조 2위로 선두 바르셀로나(3승1패·승점 9)를 승점 2점 차로 추격했다.

셀틱은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선수비-후역습 카드를 꺼내들었다. 선수들은 전원 중앙선 아래로 내려와 수비에 치중했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좀처럼 셀틱의 두터운 수비를 뚫지 못했다. 셀틱 선수들은 짜임새 있는 수비 라인을 유지하며 바르셀로나 공격수들을 압박하는 한편 롱패스와 세트 피스로 역습을 가했다.

셀틱의 전략은 잘 들어맞았다. 전반 20분 얻은 코너킥 기회. 셀틱의 수비수 찰리 멀그루가 오른쪽에서 올린 공은 팀 동료 빅토르 완야마의 머리에 맞아 네트를 흔들었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전반 28분 메시의 왼발 슈팅과 알렉시스 산체의 헤딩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가는 불운을 겪었다.

슈팅이 자꾸 빗나가자 바르셀로나는 마음이 급해졌다. 후반 37분 셀틱의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가 날린 공을 중앙선 부근 바르셀로나의 사비 에르난데스가 놓치면서 셀틱의 토니 와트(18)에게 연결됐다. 후반 27분 교체 투입돼 챔피언스리그에 데뷔한 와트는 드리블로 바르셀로나의 오프사이트 트랩을 무너뜨린 뒤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바르셀로나는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메시의 만회골로 간신히 체면을 지켰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6만여 관중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전날은 셀틱의 창립 125주년이어서 기쁨이 더했다. 닐 레논 셀틱 감독은 경기 후 “팀 창단 125주년에 맞춰 나온 기념비적인 결과”라며 “우리 선수들이 멋진 플레이로 세계 최고의 팀을 제압했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태현 기자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