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심상찮은 레오 돌풍 ‘2경기 87득점’… 삼성화재, 용병계보 잇는 황금팔 기대

입력 2012-11-08 21:29

프로배구는 잘 뽑은 외국인 선수의 활약 여부가 1년 농사를 좌우했다. 우승팀에는 늘 최고의 용병이 버티고 있었다. 단 한 팀 여자부 흥국생명만 예외였다. 용병이상의 능력자 김연경(26·페네르바체)이 있었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가 대거 바뀐 올 시즌 프로배구 뚜껑을 열어본 결과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용병을 잘 뽑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화재는 가빈의 대체용병 레오(사진·쿠바)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 초반 2연승을 달리고 있다.

당초 레오는 2m6의 신장에도 78㎏ 밖에 안되는 몸무게로 파워가 부족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 온지 한달만에 체중을 85㎏으로 늘리고, 그의 장점을 극대화한 팀플레이가 뒷받침되면서 그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 KEPCO와의 개막전에서 51점을 기록한 레오는 6일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되던 LIG손해보험전에서도 양팀 최다인 36점을 올려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사실 LIG손보에는 최고 몸값 외국인 선수인 까메호(쿠바)가 있어 레오와의 맞대결에 관심이 모아졌었다. 하지만 레오는 까메호보다 한 수 아래라던 세간의 평을 비웃기라도 하듯 18점에 그친 까메호를 압도했다. 물론 삼성화재는 까메호를 집중 겨냥한 목적타 서브로 까메호의 공격력을 흩트리는 전술이 먹혀들었다. 게다가 석진욱, 여오현의 철통수비 이후 펼쳐지는 이단공격은 레오를 더욱 빛나게 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LIG손보전이 끝난 뒤 “까메호나 레오의 실력은 5대5라고 본다”면서 “결국 어느 팀이 외국인 선수를 잘 관리해서 책임감 있게 팀에 녹아들도록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캐피탈이 뽑은 가스파리니(슬로베니아)도 초반부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가스파리니는 이탈리아 리그 출신 공격수답게 7일 홈 개막전에서 팀내 최다인 15점을 올렸다. 대포알같은 강타에다 강력한 서브로 역대 최고의 ‘캐넌서버’로 인정받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 2년 연속 대한항공에 밀려 챔피언결정전에도 오르지 못한 현대캐피탈은 가스파리니의 가세로 삼성화재와 더불어 전통의 양강체제로 복귀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