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상대 모르게 승리한다… 선거전의 비밀

입력 2012-11-08 17:29


빅토리랩/사샤 아이센버그(알에이치코리아·1만5000원)

아무도 모르게 선거에서 승리하는 법이 있을까. 이 책은 있다고 말한다. 눈에 띄지 않게 대중의 심리를 조종하는 선거 캠프의 비밀을 다룬 책이다. 저자인 사샤 아이센버그는 워싱턴포스트에서 운영하는 웹진 ‘슬레이트’에 정치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 저널리스트다.

2010년 미국 콜로라도 주 상원의원 선거 막바지. 100만명의 유권자 앞으로 의문의 편지가 도착했다. 평범한 하얀 봉투에 담겨진 편지에는 정치적인 메시지가 없었다. 그저 이번 선거에 투표하기로 약속했으니 그 약속을 잘 지켜달라는 당부의 말이었다. 어투는 부드러웠다. 이 단순한 편지는 전체 투표율을 2.5% 올렸다. 미미한 것 같지만 선거 내내 고전하던 민주당의 마이클 베넷에게 승리를 안겨준 값진 수치였다.

이 편지는 사실 정치전문 컨설턴트 핼 말쇼우가 3년 동안 치밀하게 노력한 결과물이었다. 그는 편지 봉투의 종류부터 내용까지 여러 번 실험을 반복했으며, 평범한 봉투에 친근한 어투의 내용이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을 알았다. 이 책은 이런 식으로 0.1%의 득표율이라도 올리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정치 연구실의 기록을 담았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