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길] 수·도형의 수학개념 재밌게 풀어내… ‘누나는 수다쟁이 수학자’

입력 2012-11-08 18:27


누나는 수다쟁이 수학자/글 박현정·그림 정혜경/뜨인돌어린이

빨강머리 루리는 수학을 좋아하는 호기심 많은 소녀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지만 수학 이야기만 나오면 수다쟁이가 된다. 루리에겐 주변의 모든 것에서 수학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다. 엄마의 화장대 위에서도, 아빠의 고린내 나는 양말에서도 수학을 찾아낼 수 있다. 루리네 집 자체도 수학으로 이뤄져 있다. 주사위 모양 건물 위에 피라미드 모자, 삼각형 타일 벽, 사다리꼴 마름모 정사각형의 창문, 그리고 평행사변형 지붕 타일까지(삽화)….

수학이 우리 생활과 무슨 상관이람!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라면 수학의 원리를 삶 속에서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수학 공부가 문제풀이 위주로 진행되고 개념의 이해와는 거리가 멀게 이뤄진 탓도 있다. 이 동화는 수학 남매 루리와 크리가 겪는 재미있는 모험 이야기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수학의 개념을 잡아준다. 스토리는 이렇다.

어느 날 동네에 쁑이 할머니가 미쳤다는 소문이 돈다. 루리는 단짝 친구 쁑이가 사라져서 할머니가 미쳤다는 생각을 하고 동생 크리와 쁑이를 찾아 나선다. 쁑이와 개미들이 남긴 흔적을 찾아가던 남매는 공터 한복판에서 개미 도형 왕국으로 향하는 구멍을 발견하게 된다. 마침내 개미들의 수학 암호를 풀어낸 남매는 개미 도형 왕국에 가게 되는데….

작가는 초등학교에서 다루는 수와 도형에 연계된 수학 개념들을 이야기 속에 치밀하게 녹였다. 또 몸이 약한 동생에게 부모의 관심을 뺏기자 사랑을 받으려고 일탈하고,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를 골탕 먹이고, 엉뚱한 상상으로 일을 크게 벌이는 등 감정이입이 쉬운 루리의 캐릭터는 글을 읽는 재미를 더해 줄 것이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