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오바마 시대 개막] “美합중국 최고의 날 아직은 남아있다”
입력 2012-11-08 01:08
“가슴 깊이 확신하건대, 미합중국에는 최고의 날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이 확정된 7일 새벽, 일리노이주 시카고 매코믹플레이스 컨벤션센터의 축하 무대에 올라 이렇게 말했다. 수천명의 지지자들은 환호로 답했다. 오바마의 첫 메시지는 국민대통합이었다. 그는 국민을 ‘당신(you)’이라고 2인칭으로 지칭하며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가자고 손을 내밀었다.
“내가 당신의 표를 얻었든 못 얻었든 나는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배웠다. 당신 덕분에 더 좋은 대통령이 됐다.”
그는 “미국이 위대한 이유는 많은 부와 강한 군대와 뛰어난 대학 때문이 아니라 지상에서 가장 다양한 신념을 가진 다양한 국민들이 미래의 세대를 위해 하나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면서 “당신이 어디서 왔든 누구이든 함께 노력해 여기 미국에서 우리의 이상을 지켜가자”고 호소했다.
경쟁자였던 밋 롬니를 향해서도 “우리가 치열하게 싸웠던 것은 그만큼 미합중국을 사랑하기 때문”이라며 “롬니 전 주지사와 마주 앉아 이 나라를 전진시키기 위해 어디서 함께할 수 있는지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하늘에선 꽃가루가 뿌려졌고 지지자들은 선거구호였던 “4년 더” “앞으로 전진”을 번갈아 가며 연호했다.
오바마 부친의 고향인 아프리카 케냐의 서부 코겔로 마을도 잔치 분위기였다. 초등학교 마당엔 대형화면이 설치됐고 어린이들은 노래와 춤으로 오바마의 재선을 축하했다. 코겔로에 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의붓할머니 사라 오바마(90) 여사는 현지를 찾은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에게 “오늘은 잠을 잘 수 없다”며 기뻐했다.
불법체류자인 오바마의 친척 오냥고 오바마(67)의 운명도 관심이다. 매사추세츠의 주류판매점에서 일하던 그는 지난해 음주운전을 하다 체포된 후 풀려났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롬니가 당선됐으면 바로 추방됐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