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박물관의 안동권씨족도는 단종외가 것”… 국가 제작 현존 最古 확인

입력 2012-11-07 19:35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최근 보존처리를 완료한 족보류 소장품인 ‘안동권씨족도(安東權氏族圖)’가 조선 초기 비운의 왕 단종의 외가 계통 집안 족보를 그림으로 표시한 자료임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국가 차원에서 제작한 가장 오래된 족도다.

박물관은 “1999년 구입한 이 족도는 당시 만지면 부서질 정도로 훼손이 심했으나 최근 첨단기술을 적용해 보존처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1454년에서 1456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족보로 알려진 안동권씨성화보(安東權氏成化譜·1476년)보다 20년 정도 앞서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조사 결과 이 족도는 두루마리 형태의 비단에 문종의 비이자 단종의 어머니인 안동권씨 현덕왕후(顯德王后)의 고조인 권여온(權呂溫·생몰년 미상)과 그의 자녀 자손 340여명의 관계를 붉은색 계선(界線)으로 표시한 ‘그림형 족보’(사진)로 밝혀졌다. 조선 제6대 왕 단종(재위 1452∼1455)의 혈통을 밝히기 위해 재위 기간 중 작성된 것이다.

민속박물관은 “족도는 족보 이전의 가계기록 또는 족보의 초기 형태로 일찍이 주목받은 데다 조선 초기 족보자료일수록 그 신빙성이 매우 높다”며 “따라서 15세기 중반으로 완성 시기가 추정되는 안동권씨 족도는 현존 여부만으로도 주목되는 역사자료”라고 말했다.

이 족도에는 권여온 후손인 현덕왕후와 단종이 원래 포함됐었지만, 이들이 사육신 사건과 관련해 폐위됐기에 의도적으로 그 이름을 떼어낸 흔적이 발견됐다. 16일 박물관 대강당에서 관련 학술세미나가 열린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