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오바마 시대 개막] 오바마 부친 고향 케냐 코겔로 마을, 잠 못 이룬 축제의 밤

입력 2012-11-07 18:43

미국 대통령 선거를 미국인만큼이나 손에 땀을 쥐며 지켜본 사람들이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아버지의 고향인 아프리카 케냐의 서부 코겔로 마을에서는 주민들이 6일(현지시간) 밤을 지새우며 미 대선 상황을 지켜봤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곳에선 대형 스크린으로 선거 진행 상황을 중계해주는 곳도 생겼다. 가장 싼 표 가격이 일용직 노동자의 일주일치 임금에 해당하는 12달러였다. 지난 2006년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 방문했던 인근의 한 초등학교 마당에도 대형 스크린이 세워졌다.

오바마의 재선이 확정되자 마을은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광장에서 아이들이 미리 연습한 춤을 추며 ‘오바마’를 연호했다. 오바마의 얼굴이 들어간 배지도 불티난 듯 팔렸다.

코겔로에 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의붓할머니 사라 오바마(90) 여사는 현지를 찾은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에게 “오늘은 잠을 잘 수 없다”며 “손자가 이곳만이 아니라 미국과 세계에 희망을 주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라 여사는 이슬람교도였던 오바마의 할아버지가 생전에 두었던 부인 넷 중 한 명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삼촌 후세인 오바마는 “승리와 패배는 모두 신이 주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겔로 마을은 4년 전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실제로 적지 않은 혜택을 받았다. 이곳이 투자처로 주목 받으면서 호텔이 들어섰고 인터넷과 케이블 TV망이 깔렸다. 물과 전기가 들어오고 경찰서도 세워졌다.

불법체류자인 오바마의 친척 오냥고 오바마(67)의 운명도 관심이다. 매사추세츠의 주류판매점에서 일하던 그는 지난해 음주운전을 하다 체포됐다가 풀려났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롬니가 당선됐으면 바로 추방됐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