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오바마 시대 개막] 미국의 미래, 또 오바마에 맡겼다
입력 2012-11-08 01:07
오바마 “다함께 전진”… 롬니 “오바마 성공 기원”
미국인들이 버락 오바마에게 4년 더 미래를 맡겼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지도자로 오바마 대통령을 다시 선택한 것이다. 오바마는 앞으로 4년간 거대한 미국호(號)를 이끌며 세계 경제 위기 해결책을 찾는 것은 물론 국내 일자리 창출, 경제 성장 촉진 등 많은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4년 전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됐던 오바마는 재선 고지에 올라 또 다른 역사를 쓰게 됐다.
오바마는 6일(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일제히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과 핵심 경합주에서 대부분 승리해 밋 롬니 공화당 후보를 눌렀다. 대공황 이후 실업률이 7.2%를 넘는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것은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7일 오전 4시(미국 동부시간) 현재 선거인단 538명 중 303명을 확보해 206명에 그친 롬니를 제치고 당선을 확정 지었다. 선거인단은 대통령·부통령을 뽑기 위한 목적으로 선출되는 사람들로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면 대선에서 승리한다. 동시에 치러진 연방 상·하원의원 선거에서 현재처럼 하원은 공화당이,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의석을 차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대 격전지’로 꼽힌 오하이오주에서 득표율 50%를 기록하며 48%에 그친 롬니 후보를 누르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오바마는 롬니 승리가 예상됐던 버지니아주에서도 3% 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플로리다에서는 개표가 한때 중단됐지만 오바마가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국 득표 수에서도 50%를 얻어 48%를 획득한 롬니 후보를 약 200만표 앞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새벽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한 당선 연설에서 “우리는 하나의 국가, 하나의 국민으로 흥망성쇠를 함께할 것”이라며 “여러분 덕분에 이 나라는 전진(Forward)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롬니 후보에 대해 “그와 함께 앉아 이 나라를 전진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를 기대한다”며 초당적 행보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또 분열된 국민들에게 단합을 호소했다.
앞서 롬니 후보는 오바마에게 전화를 걸어 승리를 축하했다. 그는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롬니는 “미국이 거대한 도전에 직면한 지금 오바마 대통령이 나라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으로 꼽히는 선거전략가 칼 로브는 “1960년대 흑인에 이어 최근엔 갈수록 인구 점유율이 높아가는 히스패닉을 포용하는 노력을 포기한 것이 패배의 근본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7일 오바마 대통령에게 재선 축하 서한을 발송했다. 이 대통령은 “미 국민이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미국의 전진’을 선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다”고 밝혔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