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與 “밀실 야합 정치놀음” vs 野 “정치 혁신 가치연대”… 단일화 프레임 전쟁
입력 2012-11-07 21:47
2012년 대선을 40여일 앞두고 유권자들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후보 단일화. 야권의 주장처럼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의 가치 연대일까, 새누리당 말대로 집권에 혈안이 된 정치 세력의 밀실 야합일까.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시작되면서 이를 둘러싼 여야 ‘프레임 전쟁’도 막이 올랐다.
야권의 단일화는 진화하는 모양새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처럼 드라마틱한 형식에 1997년 김대중·김종필 후보의 공동정부론이 결합됐다. 문·안 후보 측은 가치와 정책 연대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야합이라는 비판에 맞서고 있다. 야권에서는 1930년대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사회보장법 등 개혁 정책으로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을 넘어 농민, 노동자, 남부 백인까지 지지기반을 확대했던 ‘뉴딜연합’이 이번 단일화의 모델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야권은 단일화 무대를 지루한 경선 룰 공방 대신 정치쇄신 토론장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후보 단일화를 통한 정권교체의 ‘정권심판 프레임’을 갖고 본선을 치르겠다는 구상이다.
새누리당은 이 같은 야권 단일화의 변화를 놓치지 않고 지켜보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7일 “10년 전처럼 속수무책 당하진 않을 것”이라며 “예고된 단일화라 해도 그 과정이 순탄치 않으리란 점에서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단일화를 ‘정치놀음’으로 규정하고 박근혜 후보의 ‘민생 현장 행보’를 통해 깨뜨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단일화 자체가 국민 삶과 무관할 뿐 아니라 단일화로 집권한 과거 정치 세력이 결국 민생을 파탄내고 실패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겠다는 것이다.
전략통인 당 관계자는 “단일화로 집권한 노무현 정권에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서민의 삶이 더욱 힘들어진 것 아니냐. 누구로 단일화되든 이미 실패한 친노세력의 부활일 뿐”이라고 했다. 안형환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1997년 DJP 단일화는 김대중 후보가 대주주로서 김종필 후보를 흡수한 것인데 집권 뒤 정부 인선과 공천을 나눠먹고 충돌하다 3년 만에 헤어졌다”며 “문·안 후보도 5대 5 공동정부 형식을 취할 가능성이 큰데 그렇게 집권해서 빚어지는 갈등은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과거 ‘단일화의 추억’을 강조해 유권자들이 ‘단일화=실패한 집권’이란 인식을 갖게 하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박 후보가 참석한 전국위원회에서 선진통일당과의 합당안을 통과시켰다. 이인제 전 선진당 대표는 새누리당으로 합류했지만, 정작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등은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고 한다. 당에선 새로운 세력 결집 방식을 찾은 야권에 비해 여당의 보수대연합은 과거 방식 그대로라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물론 이재오 의원 등 아직 합류하지 않은 분들도 곧 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