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지도자를 보면 국민을 안다

입력 2012-11-07 18:22


대선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후보들의 공약 전쟁이 치열하다. 특히 유력 대선후보들의 공약이 서로 유사해지면서 공약의 차별화를 위하여 각 캠프들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대선후보들은 복지 분야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데 그들의 공약만 듣고 있으면 우리나라는 머지않아 지상낙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들이 제시하는 상당수 공약은 어디까지나 이상일 뿐 사실상 실현가능성이 매우 낮거나 설사 이루어지더라도 엄청난 대가를 요구한다. 다시 말해 ‘성장과 분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다 보니 모순적이거나 알맹이 없는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대책 없는 복지 공약들의 후폭풍은 이미 시작되었다. 올해만 하더라도 재원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영·유아 무상보육을 추진하다가 안 그래도 열악한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으며 보육정책도 큰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시의 내년 교육복지 예산은 무상급식과 누리과정 등을 추진하기 위하여 3400억원이나 늘었지만 시설개선 예산은 42%나 줄었고 그중에서도 냉난방 및 소방시설의 예산은 0원이라고 한다. 실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이러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하여 더 큰 재정적자를 감수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왜냐하면 이미 가계, 기업, 정부의 부채총액이 3000조원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금액은 올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추정치의 약 2.3배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물론 부채비율이 높다고 무조건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매우 신중한 재정운용이 요구되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함부로 증세를 논의하는 것도 현재의 불황에서는 매우 조심스럽다. 결국 무작정 복지 공약을 쏟아내는 것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식의 야바위판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비현실적인 공약을 쏟아내는 정치지도자들도 문제이지만 그들에게 호응하는 국민들 역시 반성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만드시며 정하신 법칙 중 하나는 ‘공짜는 결코 없다’이다. 자신들이 누릴 혜택이 많아지는 만큼 감당해야 할 대가도 커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욕심 많고 어리석은 국민들은 무책임한 지도자들을 세우고, 무책임한 지도자들은 국민을 더 깊은 패망의 수렁으로 몰아넣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이것이 바로 ‘평강을 말하는 거짓 선지자들’과 함께 패망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운명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거짓 가르침과 교훈에 미혹되는 사람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때가 이르리니 사람이 바른 교훈을 받지 아니하며 귀가 가려워서 자기의 사욕을 따를 스승을 많이 두고 또 그 귀를 진리에서 돌이켜 허탄한 이야기를 따르리라”(딤후 4:3-4). 즉 현명한 국민들은 자신들을 바르게 인도할 현명한 지도자를 선택하고 어리석은 국민들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뼈저리게 깨닫게 해줄 사악한 지도자를 선택하게 된다. 결국 우리가 어떤 국민인지는 우리가 뽑는 지도자에 의해 판가름 날 것이다.

<꿈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