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오바마 시대 개막] 오바마, 정책기조 유지 전망… 한국 경제엔 일단 유리

입력 2012-11-07 19:02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은 한국 경제에 보다 유리한 신호로 해석된다.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패하면서 미국 경제 정책의 급변 가능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은 늘어나는 통상압력과 환율하락 등에 대비해야 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7일 “정책보다 중요한 게 확실성인데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 경제 기조가 유지된다는 것은 한국 경제에 유리한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일관된 경제 정책이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의 회복을 불러올 수 있다”고 기대했다. 미국 경제의 회복은 한국 경제에도 청신호가 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다.

그러나 미국의 자국 산업 보호 강도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 일자리가 미국 경제의 최대 현안으로 부각됨에 따라 비교적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나는 제조업에 정책 역량이 투입될 전망이다. 오바마 2기 정부가 자국의 유력 산업 보호에 팔을 걷어붙이면 미국 현지에 진출했거나 미국에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상당한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환율 하락과 재정절벽(정부의 재정지출이 갑자기 줄거나 중단돼 경제에 충격을 주는 현상)의 위험성에도 대비가 필요하다. 오바마 행정부는 양적 완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당분간 환율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환율이 1090원대 아래에서 당분간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는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경우 대거 유출입되는 외국계 자금으로 금융시장 불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단기적으로 ‘성장’, 장기적으론 ‘재정건전성 구축’을 내세우고 있다. 또 증세와 재정 지출 축소 간 균형을 중시하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이 하원 과반수를 차지함에 따라 재정절벽 해결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정부의 갑작스러운 재정 지출 축소는 저성장 늪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