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오바마 시대] ‘舌禍’ 공화당… 상원 탈환 실패

입력 2012-11-08 01:09

‘티파티의 몰락.’

6일(현지시간) 대선과 함께 치러진 미국 연방의회 선거에서는 2010년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공화당으로 갈린 상·하원 권력분할 구도가 그대로 이어졌다. 민주당은 초반 열세를 딛고 상원에서, 공화당은 하원에서 다수당 자리를 지켰다. 선거 초반만 해도 상원 점령이 유력했던 공화당의 패배는 극우 ‘티파티’(보수주의 유권자 단체) 계열 후보들의 막말 파문이 원인이었다. 뉴욕타임스는 “2010년 공화당 바람을 일으킨 티파티의 몰락”이라고 평가했다.

CNN 등 미 주요 언론은 재적의원 100명 중 33명을 새로 뽑는 상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예상을 뒤집고 절반이 넘는 51석을 확보한 반면, 하원에서는 공화당이 435석 중 절반 이상인 231석을 차지해 무난하게 다수를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선거운동 초반만 해도 상원 레이스에서 공화당 우세는 기정사실이었다. 판세를 뒤집은 건 여름 이후 잇따라 터진 티파티 계열 후보들의 막말 논란이었다. 티파티의 지지로 6선의 당내 경쟁자를 물리쳤던 공화당 리처드 머독(인디애나주)은 “강간에 따른 임신도 신의 뜻”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끝에 민주당 조 도널리에 패배했다. “진짜 성폭행(legitimate rape)이라면 임신이 될 수 없다”고 말해 물의를 빚은 공화당의 토드 아킨(미주리주)도 현역인 민주당의 클레어 매캐스킬에 패배했다. 미 언론은 “진짜 패배자(legitimate loser)”라는 제목으로 그의 낙선을 조롱했다.

민주당은 반세기 텃밭이었던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 자리도 되찾아왔다. 하버드대학 로스쿨 교수 출신의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은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타계 후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직을 꿰찼던 스콧 브라운을 제치고 당선됐다. 당시 스콧 브라운의 승리는 공화당 압승으로 이어진 2010년 중간선거의 전초전이자, 티파티의 위력을 보여준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무당파가 당선된 메인주 선거도 공화당의 패배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온건파로 분류됐던 공화당 올림피아 스노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뒤 공백이었던 메인주에서는 무당파 앵거스 킹 주니어 전 주지사가 당선됐다.

하원과 주지사 선거에서는 2010년에 이어 공화당의 강세가 이어졌다. 하원의 경우 켄터키주에서는 공화당 앤디 바가 민주당 현역 벤 챈들러를,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공화당 조지 홀딩·마크 미도우스가 각각 현역 민주당 의원에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나섰던 폴 라이언 부통령 후보는 위스콘신주에서 민주당 롭 저번 후보를 눌러 하원의원직을 유지했다.

공화당은 11명을 새로 뽑는 주지사 선거에서도 최소 4곳을 확보해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주지사 30명을 넘겼다. 7일 새벽 현재 민주당은 델라웨어·미주리·뉴햄프셔·버몬트·웨스트버지니아를, 공화당은 인디애나·노스캐롤라이나·노스다코타·유타에서 승리를 확정했다.

11곳 중 민주당 현역이 8명, 공화당 현역이 3명이어서 공화당은 1석을 추가로 확보한 셈이 됐다. 현재 50개 주 가운데 주지사 당적이 공화당인 주는 29곳, 민주당은 20곳, 무소속 1곳이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