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오바마 시대 개막] 개표 초반 엎치락 뒤치락… 새벽 1시 오바마 승기 잡아
입력 2012-11-07 18:43
올해의 미 대통령 선거는 개표 과정에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투표 과정에서는 곳곳에서 시비가 벌어졌다.
◇아슬아슬한 개표=CNN·CBS·NBC·ABC 등 방송사와 통신사 AP뉴스는 공동으로 출구조사를 실시했지만 결과는 발표하지 않았다. 승패를 판가름할 경합주에서 1% 안팎의 초박빙 수치가 나왔기 때문이다.
개표 초기에는 롬니가 앞섰다. 켄터키·인디애나 등 공화당 강세 지역이 먼저 개표를 완료하면서 전국 득표율에서도 55%로 오바마를 크게 눌렀고 선거인단 숫자도 먼저 늘려갔다.
방송사들은 수치에 흥분하기보다 정치평론가와 전문기자, 첨단 그래픽을 총동원한 분석으로 중심을 잡아갔다. 시청률 경쟁도 치열했다. CNN은 간판 앵커 앤더슨 쿠퍼를 투입했고, ABC는 뉴욕 맨해튼에 야외 스튜디오를 설치했다. 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 등 신문사들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개표 과정을 생중계했다.
경합주 중에서도 롬니가 앞선 것으로 분석됐던 플로리다에서 오바마가 예상외로 선전하면서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서로 50%를 바꿔가며 엎치락뒤치락하다 새벽 1시가 넘어가며 오바마가 승기를 잡았다. 최대 경합주 오하이오에서는 오바마가 불안하지만 견고한 1%안팎의 우세를 보이면서 재선을 결정지었다. 서부 캘리포니아와 하와이 등 민주당 우세 지역이 뒤늦게 개표를 시작하면서 전국 투표율에서도 오바마가 역전했다.
시카고에 마련된 축하무대에서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오바마 지지자들은 성조기를 흔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밤이 깊을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혼란스러운 투표=일부 주에서 실시된 신분증 확인 절차가 말썽을 일으켰다. 펜실베이니아의 일부 투표소에는 “신분증이 없으면 투표할 수 없다”는 안내문구가 있었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다. 밤 11시까지 투표를 끝내지 못한 곳도 있었다고 CNN은 보도했다.
허리케인 샌디의 피해 지역인 뉴욕과 뉴저지에서는 투표소 240여 곳이 바뀌는 바람에 유권자들이 헛걸음하는 일이 빚어졌다. 뉴욕시는 유권자들을 위해 임시 버스를 운영했다. 허리케인 피해자를 위해 확대한 이메일 투표도 골칫거리였다. 한 유권자는 “뉴저지주 에섹스 카운티의 이메일 수신함이 가득 찼다”며 “아무도 투표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트위터에 알렸다.
전자투표도 말썽이었다. 오하이오에서는 롬니를 눌렀는데 오바마 표로 계산됐고,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오바마를 택했는데 롬니를 찍은 것으로 표시된 사례가 신고됐다. 한국처럼 “투표했다”고 확인하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인증샷 놀이’도 등장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