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프로농구까지 번진 금품수수 비리

입력 2012-11-07 18:51

아마추어 농구 심판들의 비리에 이어 프로농구에서도 구단 관계자와 심판 사이에 금품이 오간 사실이 드러났다. 우리나라 농구의 양대 축인 프로농구연맹(KBL)과 대한농구협회가 동시에 승부조작 의혹에 휩싸인 것이다. 또한 축구, 배구, 야구에 이어 농구에서까지 비리가 적발되면서 우리나라 4대 프로 스포츠가 모두 부정으로 얼룩지게 됐다.

아마추어 농구심판 금품수수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지방경찰청은 KBL 심판 중 한 명이 2008년 국내 프로농구팀 관계자로부터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과 노트북 등 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고 밝혔다. KBL은 이를 이미 적발해 징계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한농구협회 심판위원장이 구속되는 등 71명이 기소된 아마추어 농구 비리사건 직후에 새롭게 드러난 일이라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농구는 경기 특성상 다른 스포츠보다 승부조작이 쉽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기에 이번에 드러난 사건은 빙산의 일각 아니냐는 것이다.

스포츠의 생명은 페어플레이다.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찬사가 나오는 이유는 룰을 지키며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이 멋진 승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지난해 프로축구에서는 전문 브로커가 개입된 승부조작 사건이 발생해 국가대표 출신 등 선수 47명이 영구 제명됐다. 올 초에는 프로배구와 프로야구에서도 같은 형태의 승부조작 비리 사건이 터졌다. 세 종목에서 비리에 연루돼 영원히 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선수만 60명에 달했다. 배신당한 팬들은 분노를 쏟아냈다.

농구계는 이번에 드러난 비리를 과거에 있었던 잘못으로 치부해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 이미 의혹은 커질 만큼 커졌다. 사소한 비리라도 철저하게 찾아내 스스로 개혁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KBL이 상시 감찰체제 확립, 비리접수처 신설, 징계강화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몇 달 남지 않은 집행부 임기를 고려할 때 제대로 정착될지 의문이다. 아직도 근절되지 않은 스포츠 경기 불법 베팅과 연계된 고리를 완전히 끊어냄으로써 팬들로부터 더 큰 신뢰를 얻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