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오바마 시대] ‘한미 공조’ 큰틀 유지… 한국대선 결과따라 변화올수도
입력 2012-11-07 18:52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으로 한반도 정세에 미칠 불확실성은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한국, 일본에서 내년 초까지 새 정권이 출범하고 북한이 무력도발 등 돌출행동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한반도에 한 차례 격랑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한·미 관계는 오바마 대통령 재선으로 일단 ‘찰떡 공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 한반도 문제와 대북 정책에 대해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정부와의 긴밀한 조율과 협력을 중시한다는 입장은 확고히 했다.
당분간 미국의 대(對)북한 정책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북한이 국제의무를 준수하면 건설적 대북 정책이 가능하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 4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계기로 ‘당근’보다는 ‘채찍’에 주안점을 두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권 연장에 성공한 미 대선보다 한·미 관계에서 주요한 변수는 한국의 대선 결과가 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기존 대북 강경 정책을 고수한 반면 한국의 유력 대선 주자들은 모두 현 정부보다 유연한 대북 정책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음 달 19일 한국의 대선 결과가 나오면 한·미 관계는 또 한번의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정책은 물론 내년 말 시한인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 2014년 3월 기한인 한·미 원자력 협정도 향후 갈등 요소로 대두될 수 있다.
그러나 양국의 뿌리 깊은 우방 관계를 감안할 때 양국 간에 갈등이 고조되기보다는 지금과 같은 공조체제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성 김 주한 미국대사는 7일 주한 미국대사관이 개최한 ‘미 대선 개표실황 관전행사’에 참석해 “한국과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가 어떻든 간에 양국 모두 한·미 동맹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하고 특별한 파트너십을 더 강하게 만들도록 노력할 준비가 된 지도자들을 가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오바마 2기 행정부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지도 한반도 정세에 중요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4일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었다. 조선중앙통신은 ‘국가체육지도위원회’를 설치했다고 보도했지만 이 자리에서 향후 북·미 관계 등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 당국자는 “미 대선과 남한의 대선을 앞두고 향후 외교적으로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논의하는 자리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할 경우 미국이 오바마 대통령 집권 1기 초기와 같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 집권 2기에 외교적 성과물을 만들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과감하게 북한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한반도 주변국들의 정권 교체 시기를 틈 타 협상력을 높이는 차원이라는 오판 아래 무력도발을 일으킬 경우 북·미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악화될 수도 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