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총리, 아셈 정상회의서 ‘독도’ 설전

입력 2012-11-06 21:54

한국과 일본의 총리가 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아셈(ASEM·Asia-Europe Meeting) 정상회의 폐막을 앞두고 독도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전체회의 제4세션에서 “어떤 나라도 다른 국가의 영토와 주권을 침해하거나 역사적 정의를 왜곡할 목적으로 국제법 절차와 법치주의를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앞서 지정발언을 통해 “어떤 일이든 국제법과 평화로운 방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한 대응이었다. 김 총리는 당초 제4세션에서 지정발언을 할 계획이 없었으나 노다 총리가 독도 관련 발언을 할 가능성에 대비해 예정에 없던 발언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총리의 냉랭한 분위기는 이번 행사 기간 내내 지속됐다. 김 총리는 5일 개회식 직전 리셉션에서 각국 정상들과 인사했지만 노다 총리와는 마주치지 않았다. 기념사진 촬영을 할 때도 김 총리 자리는 오른쪽 끝이었지만 노다 총리는 왼쪽 끝에 섰다.

전체회의장 좌석은 알파벳순으로 배치돼 김 총리는 노다 총리 바로 옆에 앉았지만 회의 시작 직전 간단한 악수만을 했을 뿐 별다른 말을 주고받지 않았다고 한 배석자가 전했다.

반면 김 총리와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친밀한 관계를 과시해 대조를 이뤘다. 김 총리는 개회식 직전 리셉션 장소에서 원 총리를 만나 상당 시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두 총리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상황과 동북아 정세에 관해 폭넓은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리는 이 밖에 유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를 놓고 경쟁했던 독일의 귀도 베스터벨레 외무부 장관을 만나 향후 GCF 사무국의 인천 송도 안착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