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기자들 “우리 동네 소식 담은 신문 창간호 뿌듯”
입력 2012-11-06 19:43
5일 오후 3시 서울 역삼동 강남시니어플라자 6층 멀티미디어실에서 회의가 열렸다. 8면짜리 창간호를 손에 든 15명의 시니어 기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1년간 준비 끝에 이룬 첫 결실이기 때문이다. 신문의 이름은 ‘HAPI(Healthy Active Productive Integrative aging) 라이프’로 지었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노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니어 기자단에서 최고령은 73세 할아버지. 1년 전 기자단을 구성할 때 ‘왜 기자가 되고 싶은지’ ‘어떤 기자가 되고 싶은지’를 묻는 면접을 거쳐 기자로 선발됐다. 이들은 현장취재, 아이템 발굴, 기사작성 등 신문제작 과정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이들의 주요 업무는 지역과 노인 관련 소식을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것이다.
이날 모인 기자들은 직접 제작한 신문을 꼼꼼히 훑어보며 확인작업을 했다. 회의에선 “시니어를 위한 신문이니 글씨 크기가 크고 색깔이 진해지면 좋겠다” “다음 호에는 광고를 끌어오자”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이들은 올 초 2개월간 기사작성과 취재, 사진촬영기법, SNS 활용방법, 컴퓨터 교육 등 체계적인 기자수업을 받았다. 매주 한 번씩 회의를 통해 지역과 노인에 관한 아이템을 발굴했고 지면을 만들기 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이미 두 번의 잡지 발간 경험도 있다.
창간호에는 패션, 남성을 위한 요리강좌, 스포츠, 음악, 동아리, 여행 등 다채로운 아이템이 실렸다. 발간된 신문은 지역 공공기관과 주민센터, 은행 등에 배포될 예정이다.
김미선(60) 기자는 “30년간 파라과이에서 살다가 입국해 무기력했는데 기자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활력도 찾을 수 있었다”며 활짝 웃었다. 기자단장인 이필성(68)씨는 “한창 때 각자의 분야에서 활동하던 경험이 기자로 활동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지역의 다양한 소식들을 전하는 기자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