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에세이집 ‘지금 이 순간’ 펴낸 하지원 기자간담회
입력 2012-11-06 21:27
배우 하지원(34)은 데뷔 후 한순간도 고여 있지 않았다. 1999년 드라마 ‘학교 2’로 얼굴을 알린 뒤 ‘다모’ ‘발리에서 생긴 일’ ‘황진이’ ‘시크릿 가든’, 영화 ‘형사’ ‘해운대’ ‘코리아’까지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해 왔다.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기로 소문난 하지원이 책을 냈다. 첫 에세이집 ‘지금 이 순간’(북로그컴퍼니)이다.
하지원은 6일 서울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드라마나 영화가 아닌 책을 앞에 두고 기자들을 만나는 것은 처음이라 쑥스럽고 부끄럽고 설렌다”며 “대단한 얘기는 아니지만 응원이 필요한 친구들에게 힘이 되는 작은 비타민 같은 책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제안이 있었지만 ‘책은 대선배나 내야지. 인생을 많이 산 것도 아닌데’하며 거절해 왔다. 정말 책은 상상도 해본 적 없었다”고 했다.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부모의 격려였다. 책을 쓰면서 13년 전 신인 시절로 돌아갔다. 오디션에 100번 넘게 떨어지면서도 될 때까지 도전했던 내 모습, 나만의 연기 노하우, 촬영장에서의 재미있는 이야기 등을 담아보자고 했다.
그는 “내가 아는 걸 맘껏 퍼줄 수 있는 옆집 언니 같은 모습으로, 소박하고 수줍은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책을 준비하면서 제가 오히려 응원을 받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제목 ‘지금 이 순간’은 하지원이 가장 좋아하는 말. “지금 이 순간이 있기 때문에 내일도 있는 거죠. 지금이 소중하다고 생각되는 순간부터 최선을 다하고, 더 많이 웃게 되고, 더 행복한 내가 되어 가는 것 같아요.”
이 책은 지난 7월 초 나올 뻔했는데 하지원이 미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준 완벽을 추구하는 고집이 이번에도 나왔다. “그땐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사진 글씨 색깔 표지 질감 구성 모든 것이 아쉬웠어요. 1주일 동안 제주도에 가서 구성을 바꿨어요.”
그는 “영화나 드라마는 ‘또 다른 나’의 삶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시나리오가 있고 여러 분야에서 또 다른 나를 만들어주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책은 내가 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조금 더 외로웠다”고 말했다. 또 “배우 하지원으로 살면서 인간 하지원은 생각해 볼 시간이 없었는데, 책을 내면서 스스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책에서도 언급한 첫사랑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별을 좋아한다. 언제부터 별을 좋아하게 됐을까 생각해보면, 사춘기 때 만난 첫사랑이 내 방에 별을 붙여준 순간부터인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는 인세는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을 위해 쓰고 싶다며 기부의 뜻을 전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