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3분기 실적 ‘속빈 강정’

입력 2012-11-06 19:00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가 받아든 3분기 실적은 말 그대로 ‘속빈 강정’이었다. 매출은 늘었지만 과도한 마케팅 비용과 시설 투자로 영업이익은 줄어든 실속 없는 재무제표였다.

SK텔레콤은 6일 매출 4조1255억원, 영업이익 300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4%나 감소해 사실상 반 토막이 났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줄어드는 기현상을 연출한 것이다. 원인은 ‘17만원짜리 갤럭시S3’ 등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유치를 위해 과도한 마케팅 전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유플러스는 지난 분기보다 1.3% 성장한 2조836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61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그나마 KT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전 분기보다 각각 30.6%, 4.3% 증가하면서 겉으로는 성장한 듯 보였다. 하지만 상세 항목을 따져보면 미디어·콘텐츠 분야의 선전과 BC카드, KT렌탈을 연결 편입한 영향으로 적자를 면했다. 비통신 분야에서 이익이 발생했고 통신업 자체에선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통신사들은 LTE 전국망 등 시설 투자를 위한 지출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문제는 과도한 보조금 경쟁이었다. 이통 3사의 3분기 마케팅 비용은 모두 합쳐 2조30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6051억원보다 7000억원을 더 쏟아 부었다. 보조금 출혈경쟁으로 LTE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실적은 악화되는 구조를 보여준 것이다. SK텔레콤은 3분기 마케팅 비용에 1조350억원을 썼다. 한 분기에 마케팅 비용 1조원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KT와 LG유플러스도 3분기 마케팅 비용에만 각각 7336억원, 4997억원을 지출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LTE 가입자 확대로 인한 ARPU(이용자당 평균 매출)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선 ARPU의 경우 LG유플러스는 3만5312원을 기록해 전 분기보다 4.3% 올랐고 KT도 전 분기 2만9447원보다 1.8% 오른 2만9970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3만3135원으로 2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통사 관계자는 “월평균 매출액이 높은 LTE 가입자 확보를 위해 시설 투자와 마케팅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며 “ARPU가 증가한 데다 LTE 시설이 어느 정도 구축된 만큼 내년엔 기대한 실적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