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8차 당대회 D-1…중국공산당 정치국 위원도 차액선거로 뽑는다

입력 2012-11-07 00:17

중국공산당이 18차 당 대회(18대)에서 당내 민주화를 위해 차액선거 대상에 사상 처음으로 정치국 위원(25명)도 포함시키는 등 획기적인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국 위원은 한 달에 한 번씩 정치국 회의에 참가, 주요 정국 현안을 논의하는 당 지도부 구성원들이다.

로이터통신은 6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이 당의 정통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처럼 대담한 정치체제 개혁에 합의했다고 당 지도부와 긴밀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차액선거는 선출하게 될 인원보다 많은 후보자를 놓고 투표를 실시해 최소 득표한 순서대로 초과 인원을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18대에서는 정치국원 후보로 30명을 내세워 이 가운데 최저득표 순으로 5명을 탈락시키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로이터는 전망했다. 로이터는 “차액선거 방식이 이번에 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구성에도 적용될지는 불분명하다”며 “18대에서 중앙위원 차액선거의 경우 정원보다 무려 40%나 많은 후보를 내세우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앙위원 차액선거는 2002년 16차 당 대회에서는 정원보다 5% 많은 후보를, 2007년 17차 당 대회에서는 8% 많은 후보를 대상으로 각각 실시됐다.

◇‘마오쩌둥 사상’ 삭제 가능성 높다=18대 하루 전인 7일에는 18대 주석단 선출을 위한 예비회의와 주석단 회의가 차례로 열린다. 당 대회 예비회의는 당 대회 의사일정 등을 결정하는 마지막 회의다. 18대에서는 중국공산당의 이념적 토대 역할을 해온 ‘마오쩌둥 사상’이 당장(黨章·당헌)에서 삭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소식통들은 “시 부주석이 개혁적인 조치를 과감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그중에는 마오쩌둥 사상의 삭제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 공산당원 8260만명 가운데 지역별, 분야별로 뽑힌 전국대표(2270명)들이 실시할 중앙위원과 중앙후보위원 선거도 주목된다. 17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17기 7중전회)에 참석한 중앙위원(204명)과 중앙후보위원(167명) 중 상당수가 18대에서 교체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중앙위원은 차액선거 비율이 확대되는 데다 나이 제한 초과 등으로 대폭 물갈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앙위원은 중국을 이끌고 가는 파워엘리트 집단으로 18대 이후 하루 열리는 18기 1중전회에서 당 총서기, 정치국 상무위원, 정치국원, 중앙군사위 위원 등을 선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천안문 주변 밤이면 ‘외딴섬’=18대 개막일인 8일을 앞두고 전국대표들이 속속 베이징에 도착하고 있다. 베이징 공안당국은 당 대회가 개최될 인민대회당과 주변 천안문(天安門) 광장, 대표단 숙소 등에 대한 경계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특히 천안문 광장과 인민대회당 주변은 밤이면 행인이 뚝 끊겨 ‘외딴섬’으로 변한다. 경찰이 일반인들의 통행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 당국은 오는 16일까지 비상체제를 가동한다.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감시도 한층 강화됐다. 이처럼 축제 분위기가 아니라 통제 속에 치러지는 18대에 대해 무관심한 중국인들도 상당수에 달한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