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에 ‘chink’ 야유 팬 인종차별 혐의 기소… EPL 심판도 흑인비하 가세
입력 2012-11-06 18:48
‘축구종가’가 잇단 인종차별 논란으로 체면을 구기고 있다.
지난달 22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퀸스파크레인저스(QPR)와 에버턴의 경기. 에버턴 팬인 윌리엄 블라이싱(41)이 박지성(31·QPR)을 가리키며 “칭크를 쓰러뜨려라(Take down that chink)”고 소리쳤다. 칭크는 ‘찢어진 눈’이라는 뜻. 서양인들이 동양인을 비하할 때 쓰는 말이다. 또 블라이싱은 나이지리아 출신 공격수 빅토르 아니체베(24·에버턴)에겐 “빌어먹을 원숭이”라고 말했다. 둘 다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다. 영국의 대중지 데일리메일은 블라이싱이 인종차별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섰다고 6일 보도했다.
이날 또 데일리메일은 지난 1일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첼시의 ‘캐피탈 원 컵’ 경기에서 대니 웰벡(맨유)을 향해 원숭이 흉내를 낸 첼시 팬 가빈 키르캄(28)을 경찰이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심판까지 인종차별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AP통신은 6일 잉글랜드 프로경기감독관위원회(PGMOL)가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마크 클래턴버그 심판을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클래턴버그는 지난달 29일 첼시와 맨유 경기에서 나이지리아 출신 미드필더 존 오비 미켈(첼시)에게 ‘원숭이’라는 단어를 쓴 혐의로 잉글랜드축구협회(FA)와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영국에는 인종차별금지법이 있어 인종이나 출신지를 들어 다른 이를 모독하면 처벌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