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야생마 결국 야구판으로 복귀… 이상훈 고양 원더스와 코치 계약
입력 2012-11-06 18:48
‘야생마’ 이상훈(41)이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의 투수 코치로 8년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한다.
고양 원더스 구단은 6일 “이상훈 코치를 투수 코치로 영입했다”면서 “이 코치는 17일 제주도 전지훈련부터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단은 애초 지난해 창단할 때 이 코치에게 코치직을 제안했지만 이 코치가 개인적인 일들을 이유로 고사한 바 있다. 2002년 LG 사령탑을 맡은 김성근 감독과 사제의 연을 맺은 이 코치는 지난 9월 김 감독과 만나 지도자 복귀를 결심했다.
고려대 출신의 이 코치는 1993년 당시 프로야구 신인 역대 최고 계약금인 1억8000만원에 LG유니폼을 입었다. 시속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94년에는 18승(8패)을 올리고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95년에는 다승왕(20승5패)을 차지했다. 마무리로 보직을 바꾼 1997년에는 47세이브로 구원왕에 오르는 등 90년대 중반 최고의 좌완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국내 마운드를 평정한 이 코치는 98년 주니치 드래곤스에 입단해 일본프로야구 무대에 진출했다.
이어 2000년에는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 국내 선수로는 최초로 한·미·일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했다. 2002년 친정팀 LG로 복귀한 그는 2004년 초 이순철 신임 감독과 마찰을 빚다가 SK로 트레이드됐고 결국 그해 선수 생활을 끝냈다. 이후 록밴드 ‘왓(WHAT)’을 결성해 공연하고, 사회인 야구교실을 운영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상훈 같은 대스타가 유니폼을 입지 않는 것은 아까운 일”이라면서 “코치로서도 충분히 역할을 해내리라고 본다”고 기대를 전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