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2 美 대선] 경합주 광고비에 선거자금 쏟아부었다
입력 2012-11-06 21:33
“거의 모든 싸움터에서 저들은 우리보다 더 많은 광고비를 쏟아붓고 있습니다. 도와주시겠습니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를 나흘 앞둔 지난 2일 지지자들에게 다급히 이메일을 보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5달러 이상 기부하면 6일 저녁 오바마의 시카고 당선 연설장 앞좌석을 주겠다는 이메일도 보냈다.
사상 최대의 돈잔치였던 이번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은 막판까지 모금을 호소하면서 광고를 쏟아냈다.
양 진영이 모금한 공식 선거 자금만 각각 10억 달러(약 1조917억원)를 넘었다. 슈퍼팩(민간 정치행동위원회) 등의 집계되지 않는 비용과 상·하원 선거까지 합치면 무려 6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국민 3억1385만여명 모두에게 20달러씩 나눠 줄 수 있는 규모다.
정당의 선거모금 주체인 민주당·공화당의 전국위원회가 거둔 금액에선 공화당이 앞선다. 지난달까지 민주당은 2억6700만 달러, 공화당은 3억5100만 달러를 모금했다. 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앞서고 있는 덕분이다. 반면 대선후보의 모금액은 오바마가 6억4500만 달러로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4억1300만 달러보다 훨씬 많다.
오바마에게 후원한 사람은 200달러 이하 소액 기부자가 가장 많은 반면, 롬니는 2000달러 이상 큰손에게서 거둔 돈이 제일 많았다. 부자들은 대체로 롬니를, 서민은 오바마를 지지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무제한 기부가 가능한 슈퍼팩 기부자 순위 1∼5위가 모두 롬니 지지자였다. 텍사스의 건축업자 봅 페리는 200억원이 넘는 돈을 내놨다.
모인 돈은 대부분 광고비로 쓰였다. 우편발송비(2억 달러)·인건비(1억4310만 달러)·여론조사 비용(3970만 달러) 등을 다 합쳐도 광고비(8억1440만 달러)에 못 미친다.
광고비를 기준으로 미국 지도를 다시 그리면 동부가 미국 영토의 절반을 넘는다(그래픽 참조). 이른바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 광고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두 후보의 지지자들은 플로리다에선 3890만 달러, 오하이오에는 2830만 달러를 광고비로 쏟아부었다. 유권자 1인당 광고비는 네바다가 5달러 94센트로 1위다. 가장 많은 선거인단을 보유한 캘리포니아는 일찌감치 민주당 지지로 굳어져 1인당 광고비가 1센트에도 못 미쳤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