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경제민주화에 ‘잔칫상 못차리는 삼성’
입력 2012-11-06 18:37
다음 달 1일은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 회장에 취임한 지 25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러나 삼성그룹은 특별한 기념행사를 열지 않고 조용히 지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제민주화 논쟁이 한창이라 잔칫상을 차리기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이 회장은 부친 고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이 1987년 11월 19일 별세한 뒤 같은 해 12월 1일 그룹기를 인수받는 형식으로 회장 자리에 올랐다.
삼성은 이 회장 취임 이후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했다. 이 회장이 취임하던 해 17조원이던 삼성그룹의 매출은 지난해 274조원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삼성의 상승세는 올해도 계속됐다.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세계 최대 브랜드 컨설팅 그룹의 조사에서 삼성의 브랜드 가치가 처음으로 9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10’에 진입했다. 이 회장의 탁월한 경영능력을 빼고 삼성의 급성장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게 재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삼성은 당초 ‘취임 25주년 기념식’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별다른 행사를 열지 않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취임한 뒤 제대로 된 취임식을 연 적이 없다”면서 “올해는 대선이 있어 더욱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취임식은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매년 12월 1일 열리는 이 시상식은 그룹의 경쟁력을 키운 인재를 선발해 포상하는 행사다. 이 회장은 지난해에도 직접 시상식에 나서서 수상자들을 격려했다. 취임 사반세기를 보낸 이 회장이 사내 방송 등을 통해 글로벌 위기를 헤쳐 나갈 지침을 밝힐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