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지성의 시대서 ‘영성’의 시대로 21세기 기독교 지형변화 분석
입력 2012-11-06 18:22
머리의 종교에서 가슴의 종교로/이원규 지음/kmc
걸출한 종교사회학자인 감신대 이원규 교수가 20세기 말부터 세계에 나타나고 있는 기독교 지형과 성향의 변화를 종교사회학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20세기 후반부터 세계 기독교계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한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기독교의 지형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0년 가까이 지배적 영향을 행사했던 서구 기독교가 서서히 몰락하면서 기독교 중심이 이제 지구 남반구, 혹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같은 제3세계로 옮겨가고 있다. 서구 기독교, 백인 기독교가 비서구 기독교와 비백인 기독교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또한 신앙적 성향 측면의 변화도 주목할만하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이성과 지성을 강조해 온 기독교는 쇠퇴하는 대신 감성과 영성을 중시하는 기독교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특히 자유주의 신학에 토대를 둔 서구 주류 교회들이 몰락하는 반면 복음주의 및 성령운동으로 특징지어지는 교회들이 제3세계는 물론 미국에서도 부흥하고 있다.
경제 발전, 과학 발달, 합리적 사고 확산 등으로 현대사회에서 기독교가 쇠퇴할 것이라는 서구 신학자, 사회과학자들의 예상과 달리 21세기 기독교는 오히려 성장하고 있으며 신앙 성향은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저자는 이 같은 현상을 ‘머리의 종교’로서의 기독교는 저무는 반면 ‘가슴의 종교’로서의 기독교가 떠오르고 있다고 표현한다. 기독교가 ‘지성의 종교’ 시대에서 ‘영성의 종교’ 시대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0여년간 세계 기독교 현실과 변화에 대해 연구했던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몸담고 있는 기독교에 어떤 변화가 어떻게, 얼마나, 왜 일어나고 있는지를 구체적 통계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기독교 영성에 대해 밝히고 있다.
‘낮은 자가 높아지다’ ‘무너지는 종교제국’ ‘넘어야 할 산’ 등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저자는 현재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성령운동의 열풍에 대해서도 자세히 거론한다. 저자에 따르면 1900년에 성령운동 참여자들은 전체 기독교인의 2%에 불과했지만 1970년에는 6%로, 2000년에는 28%로 급증했으며 2025년에는 전 세계 기독교인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8억명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저자는 “이제 우리는 성령운동을 언급하지 않고는 기독교를 말할 수 없는 단계에 와 있다”면서 “21세기 성령운동은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에게 하나의 커다란 시험이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