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안돼’ ‘내복도 금물’… 수험생 부모가 꼭 알아야 할 것들

입력 2012-11-06 17:35


2013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바로 내일(8일)로 다가왔다. 오늘은 수험생예비소집일. 수험생들이 수험표를 받고, 시험 치를 학교를 찾아보는 날이다. 수험생은 물론 그들을 뒷바라지 해 온 부모들도 압박감과 두려움이 옥죄어 오는 때다. 하지만 ‘이제 24시간도 채 남지 않았는데 운명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며 수험생 자녀를 방치하지 말자.

‘수능당일 30점’이란 책을 지난해 펴낸 손형욱(28)씨는 “당일 컨디션에 따라 수능 30점을 날릴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면서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2004학년도 수능시험을 컨디션이 좋지 않아 잘 못 본 손씨는 이듬해 재도전해 경희대 의대에 입학했다. 이후 그는 2011학년도 수능시험을 다시 봤다.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수능 시험일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얘기해주곤 했어요. 모두들 꼭 필요한 정보라고 좋아했습니다. ”

그래서 그는 책을 쓰기로 했고, 생생한 정보를 담기 위해 시험을 다시 봤다고 했다.

경북 봉화에서 공중보건의를 하고 있는 손씨와 지난 5일 전화 인터뷰를 했다. 그는 “올해 수능이 지난해와 달라진 것은 답안지에 빨간 사인펜으로 예비 표시를 해서는 절대 안되는 것뿐”이라고 했다. 그에게 부모들이 수능 전날과 당일 수험생 자녀를 위해 해주면 도움이 되는 것들을 들어 봤다.

◇ 옷·방한용품=평소 입던 옷 중 앉은 자리에서 입고 벗기 편하고, 그 자리에 보관할 수 있는 것으로 골라 미리 입어 보게 한다. 겉옷은 의자 뒤에 걸쳐 둘 수 있는 것으로, 안에 입는 옷은 더우면 벗고, 한기가 느껴지면 다시 입을 수 있게 단추가 달린 셔츠가 안성맞춤이다. 시험 도중 옷을 입고 벗기 위해 일어서야 한다면 감독관에게 손을 들고 허락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 내복은 금물이다. 아무리 더워도 시험 중에는 꼼짝없이 입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녀가 추위를 탄다면 담요, 온기 유지 시간이 긴 손난로와 배에 댈 수 있는 핫백, 수면양말을 준비해 보낸다. 이때 USB로 충전하는 손난로는 피한다. 더위를 타거나 갑갑함을 못 견디는 체질이라면 슬리퍼를 마련해 시험 보는 동안 신을 수 있게 해준다.

◇ 시계=시간 안배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시계다. 요즘은 휴대전화 때문에 대부분 평소 시계를 차지 않지만 알다시피 휴대전화는 반입금지 품목이다. 시침 분침 초침만 있는 아날로그 시계를 마련해 준다. 홈쇼핑 등에서 판매하는 ‘디지털 수능시계’를 구입했다면 아날로그시계를 예비로 준비해주는 것이 안전하다. 스톱워치, 문항번호 표시 기능 등이 있는 디지털시계는 압수당할 수도 있다.

또 알람시계가 없다면 탁상용시계를 하나 마련해주자. 아침에 일어나기 위해 휴대전화를 이용했다 평소처럼 재킷 주머니에 넣고 나갈 염려가 있기 때문. 수험생의 휴대전화는 아예 전날 저녁 맡아두도록 한다.

◇ 약=비타민제 등 평소 먹던 약은 괜찮지만 새로운 약은 삼간다. 예컨대, 자녀가 불안해한다고 해서 청심환 등을 먹이기도 하는데, 체질에 맞지 않으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피한다. 감기 기운이 있다면 즉시 가까운 병원을 찾아 수험생임을 밝히고 처방을 받도록 한다. 약국에서 졸음·진정작용이 있는 항히스타민제가 들어 있는 감기약을 사먹을 경우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 수능시험 관련 상식 숙지=꼭 잊지 말고 챙겨할 것들을 알아 보고 전날 저녁 점검하도록 표로 만들어 준다. 신분증, 수험표, 컴퓨터용 사인펜, 수정테이프, 흑색연필, 지우개, 샤프심(흑색, 0.5㎜), 아날로그시계가 꼭 갖고 가야 할 것들이다.

수험표와 주민등록증 둘 다 갖고 가지 않아도 고사본부로 가면 임시 수험표 및 신분증 미지참자 서약서를 작성하면 응시가 가능하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 당일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도 자녀를 안심시킬 수 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도록 수험번호를 확인해놓도록 한다.

◇ 교통편=고사장에 미리 가보는 것도 필요하다. 자가용,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했을 때 걸리는 시간을 미리 점검해보고 어느 것이 편한지 등도 살펴본다. 물론 시험당일에는 여유시간을 30분 이상 남겨 둬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 때늦은 격려는 사절=수험생에게 ‘시험 잘 보라’고 떡 엿 등을 선물하는 것은 우리의 미풍양속. 밤 9시 뉴스를 보고 급하게 떡 등을 사갖고 오거나 10시가 넘어서 격려 전화를 하는 이들도 있다. 이는 마지막 총점검을 하고 있거나 컨디션 조절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든 수험생에게는 방해가 될 뿐이다. 시험 전날 밤늦은 격려전화 등은 부모가 알아서 처리해주도록 한다.

◇ 당일 아침= 자녀를 꼭 껴안아 주면서 “너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해 자녀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자. 그리고 준비물을 다시 한번 점검하게 하자.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