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취업 성공하려면 나이 개념 극복해야

입력 2012-11-06 19:05

은퇴한 베이비부머(1955∼63년생) 문제가 사회·경제적으로 ‘시한폭탄’이 되리라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50대 초반부터 은퇴하기 시작한 베이비부머들은 노후생활, 자녀 교육·결혼 등 지출할 돈이 한두 푼이 아니다. 그런데도 가진 것이라곤 대출을 끼고 있는 집 한 채나 전세 보증금이 대부분이다. 이들 중 노령연금 대상자는 33.8%, 평균 연금 수령액은 월 35만원가량에 불과하다. 노령연금도 만 61∼65세부터 나오기 때문에 몇 년 이상을 자력으로 버텨야 한다. 창업에 나서지만 1년 안에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창업자금을 까먹는 이들도 적잖다.

그래서 은퇴자들이 중소·중견기업의 구인활동에 눈을 돌리고 있다. 기존 직장보다 보수는 적지만 창업보다는 안전하기 때문이다.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가 중소·중견기업에 재취업한 중견인력 549명과 채용 기업 51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재취업자의 근속 희망 연수는 ‘5년 이상’(56.8%)이 가장 많았고, ‘3년 이상’(14.4%), ‘2년 이상’(10.4%)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81.6%가 단순한 아르바이트 생활이 아니라 지속적인 근로의욕을 보인 것이다.

문제는 재취업자와 채용 기업 간 괴리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기업의 68.1%는 ‘중견인력이 업무성과 향상에 기여했다’고 응답하면서도 11.2%만 ‘중견인력의 채용을 늘리겠다’고 대답했다. 반면 ‘현 인원 유지’(40.3%) ‘업무성과 보고 판단’(37.4%) ‘채용 감소’(2.0%) 등 80% 가까이가 중견인력 채용에 소극적이었다. 중견인력의 업무 활용이 어려운 이유로는 ‘나이가 많아 업무 지시가 쉽지 않다’(23.7%), ‘나이 차 때문에 기존 직원과 팀워크 발휘가 어렵다’(18.8%), ‘기업문화와 조직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18.2%) 등을 들었다.

이제는 베이비부머가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야 한다. ‘한때 잘나갔고, 내가 몇 살인데…’하는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본인이나 채용 기업이나 득이 될 게 없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발상의 전환을 하고, 새로운 일터에 적응하면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