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일가 재산 조사 착수” 홍콩신문 보도… 핑안보험 보유 지분에 초점
입력 2012-11-05 19:07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일가 재산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소식통을 인용해 이렇게 전하면서 이번 조사는 원자바오 가족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핑안(平安)보험 지분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번 조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그 결과가 언제 발표될지 등은 확실치 않다.
앞서 원자바오는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26일 27억 달러에 달하는 일가족 부정 축재 의혹을 보도하자 정치국 상무위에 서한을 보내 당의 공식 조사를 요구했던 것으로 미국에 서버를 둔 화교 인터넷 매체 보쉰(博訊)이 전했다.
NYT는 원자바오 가족이 2007년 기준으로 핑안보험 주식 22억 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외부 감사 및 기업내부 자료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SCMP는 평소 원자바오의 자유주의적 성향을 좋아하지 않던 몇몇 보수적인 당 원로들이 NYT가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 원자바오가 상세한 설명을 하도록 요구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들은 특히 주주 등록을 위해서는 공식 신분증 번호와 서명이 필요한데 원자바오 일가의 동의 없이 어떻게 이러한 개인 정보가 흘러나갔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원자바오는 자신의 재산을 공개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번 일을 공직자 재산공개 입법화를 위한 좋은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고 정치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 국가행정학원 주리자(竹立家) 교수는 공직자 재산 공개에 대해 “더욱 개방되고 투명한 정부를 이룩하는 데 있어서 획기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그러나 허웨이팡(賀衛方) 베이징대 법학교수는 “다른 당내 고위 지도자들이 국민들의 엄청난 비난을 감수하면서 자신들의 숨겨놓은 재산을 공개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원자바오로 하여금 재산공개를 하도록 허용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원자바오는 라오스에서 열리는 제9회 아셈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4일 출국했다.
한편 중국공산당 17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17기 7중전회) 폐막에 맞춰 4일 발표된 공보(公報)는 “덩샤오핑 이론과 3개 대표 중요 사상을 바탕으로 과학적 발전관을 깊이 관철시켰다”고 밝히면서 마르크스주의와 마오쩌둥 사상은 언급하지 않아 주목된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