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외환위기 이후 최악… 소비증가율 2011년 6.1%서 2.5%로 급락

입력 2012-11-05 18:52

올해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민간소비 증가율이 곤두박질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악화로 수출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부진 장기화마저 우려된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민간소비(명목) 증가율은 2.5%에 그쳐 외환위기 때인 1998년(-7.1%) 이후 가장 낮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2.6%)과 카드사태가 터진 2003년(2.8%)보다도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외환위기나 카드사태 등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었는데도 민간소비 증가율이 지난해 6.1%에서 2%대로 급격하게 주저앉은 데 주목하고 있다. 소비증가율이 떨어지면 내수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올 하반기 경제 상황이 당초 예상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여 올해 소비증가율은 2.5% 이하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한은 관계자는 “외부 충격이 없는데도 소비증가율이 크게 낮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만큼 현재의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굉장히 심각한 것은 올해 들어 실질소득이 증가했는데도 소비가 늘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가계부채의 이자지급 부담 때문에 소비 여력이 떨어져 내수마저 침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