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장기화에 보험사 ‘역마진’ 우려… 표준이율 하향 검토 보험료 인상 불가피

입력 2012-11-05 18:47

금융당국이 보험료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표준이율 구조를 뜯어고치는 데 나섰다. 2005년 표준이율을 낮추면서 계산식을 변경한 이후 처음이다. 저금리 기조를 반영해 표준이율을 인하할 경우 보험료 인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표준이율 관련 개선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표준이율은 보험회사가 보험금 지급을 위해 확보한 돈(책임준비금)에 적용하는 이율이다. 보험사가 준비금을 운용해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률인 셈이다. 금융당국은 이 이율을 감안해 각 보험사에 쌓아둬야 할 보험금 규모를 책정한다.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주지 못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다.

표준이율이 내려가면 보험사는 책임준비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한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예정이율(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자율)을 인하해야 하고, 이는 보험료 인상으로 직결된다. 현재 표준이율은 연 3.75%다.

금융당국은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표준이율을 그대로 두면 보험사들이 심각한 ‘역마진’에 빠질 수 있다고 본다. 보험사는 책임준비금을 주로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는데 최근 시장금리 하락으로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이 추락하면 보험금으로 줄 돈이 모자랄 수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표준이율 산출에 쓰이는 ‘표준이율 기준금리’와 시장금리(10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의 적용 방식을 조정하거나 계산식 자체를 새로 만드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표준이율이 1% 포인트 떨어지면 하락 폭이 그대로 예정이율에 반영되면서 보험료는 10∼15% 오른다고 추산한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