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더 공의롭게 이끌 지도자상은?”… 한국교회, 18대 大選 토론의 장으로
입력 2012-11-05 20:45
제18대 대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교회도 ‘정치의 계절’로 접어들고 있다. 교회가 대선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연구 등을 토론의 장으로 이끌어내 바람직한 지도자상 모색에 나섰다. 특정 대선후보 지지를 둘러싸고 교계 보수·진보 진영도 분주해지고 있다.
“교회의 정치적 중립이 바람직한 길은 아닙니다. 불의한 정치적 권력에 대해서는 비판을 해야 합니다.”(김명용 장로회신학대 총장)
5일 서울 광장동 장로회신학대 세계교회협력센터 국제회의실. 공적신학과 교회연구소(소장 이형기 교수)가 마련한 공개 강좌에서 김 총장은 정치에 대한 크리스천들의 관심과 참여를 강조했다.
“예수님의 성전 정화사건(막11:15∼18)은 성전을 중심으로 행해지던 불의한 정치·종교적 권력에 대한 항거와 비판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성전을 ‘강도의 소굴’로 만든 불의한 권력을 비판하면서 한편으로는 고난받는 백성들의 편에 서 계셨습니다.” 참석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했다.
‘대선을 앞둔 한국 정치·교회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김 총장 외에 2002년 대선 TV토론 사회자로 나섰던 염재호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외교통상부 장관을 역임한 윤영관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 등이 나서 한국 정치의 현황과 과제, 교회의 역할 등을 짚어보는 시간이었다.
염 교수는 제18대 대선과 관련, “지금 이 시대는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엄청난 속도로 변화를 겪는 시기”라며 현재 한국이 처한 상황과 향후 정책 과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강조했다. 염 교수가 꼽은 주요 정책 키워드로는 초고령화 사회, 청년세대의 정체성 위기, 글로벌 경제, 북한의 변화와 통일, 신동북아 질서 문제 등이다.
이날 공개강좌 뿐만 아니라 기독교인의 눈으로 본 ‘바람직한 국가 지도자상’에 대한 모색도 이어진다. 오는 16일 서울 이화여대에서는 ‘리더십 전환기의 대통령 선거와 종교’를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린다. 이원규 감리교신학대 교수와 최현종 서울신학대 교수 등이 나선다.
교계의 보수·진보 진영에서는 이미 다양한 형태로 정치 참여에 나선 상황이다. 대표적인 교계보수진영 단체로 꼽히는 뉴라이트 기독교연합은 지난달 13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대선 기도회’를 열어오고 있다. 오는 22일과 다음달 5일에는 대선 관련 포럼 등을 통해 대선 후보들에 대한 기독교 부문의 정책 반영을 요청할 계획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오는 12일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바른정치실현을 위한 기도회’를 갖는다.
교계 진보진영 인사들로 구성된 주요 단체들은 지난 2일 ‘2012 정권교체·후보단일화 위한 복음주의 기독인 연대’를 출범하고 야권의 대선후보 단일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오는 15일에는 ‘복음주의교회연합’이 출범한다. 이들 단체는 보수·진보로 나눠진 기독교 사이에서 양자간 균형을 강조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박재찬 유영대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