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고민, 속시원히 들어주며 복음 전합니다”
입력 2012-11-05 18:24
‘청년인터뷰 999’ 프로젝트 진행 중인 황지현·최정상씨
방황하는 이 시대 청년들의 현실을 전하고 그들의 속내에 귀 기울이기 위해 매일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누비는 청년 ‘둘’이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청년 인턴으로서 지난 6월부터 ‘청년인터뷰 999’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황지현(30·여), 최정상(28)씨가 그들이다.
‘청년인터뷰 999’는 999명의 청년들에게 그들의 오늘과 내일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자 기획됐다. 999명을 다 만나기는 힘들겠지만 최대한 많이 만나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담겠다는 의미에서 ‘999’라는 숫자를 선택했다. 팀 이름도 인터뷰를 변형한 ‘인어부(人漁夫)’로 정했다. 인터뷰(영상)를 통해 청년들과 소통하며 복음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이들이 2개월간 만난 청년은 모두 70명이다. 20∼35세 한국인 남녀로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환경단체 활동가, 교회 전도사, 대기업 사원, 백화점 판매원, 미술학원 교사, 연극배우 등 종교와 직업의 구분 없이 만나왔다.
인터뷰 대상자들의 사회적 지위나 자라온 배경 등은 제각각이었지만 카메라 앞에 앉은 이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러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감동했다. 황씨는 “바쁜 일상에 치여 살면서도 가슴속 이야기를 듣겠다며 찾아가면 반갑게 맞아주는 모습에 놀랐다”면서 “자신에 대해 속 시원히 이야기할 수 있는 통로나 창구가 없다 보니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을 느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회가 얼마나 개인 단위로 쪼개져 있고 얼마나 각박한지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고 전했다.
한국 사회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취업이었다. 하지만 취업을 한 청년들도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막연함에서 자유롭진 못했다. 최씨는 “만났던 청년들 대부분 ‘구직기간이 너무 길다’고 하소연했다”며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청년들을 더 불안케 만드는 듯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취업을 했어도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 고민하는 청년들이 적지 않았다”며 “학교에서 획일적 교육만 받다가 등 떠밀리듯 직업전선에 내몰린 경우가 많아 정작 자기 삶에 대해선 넓은 시각을 갖고 있지 못한 것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청년인터뷰 999’는 내년 3월까지 촬영이 진행되고 인턴 기간이 종료되는 6월쯤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황씨와 최씨는 “다양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 동시대 청년들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정서적 연대를 이뤘으면 좋겠다”며 “청년들이 나눔을 통해 더 넓은 사고와 안목으로 자신들의 문제의 해법을 찾아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