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원전 5·6호기 가동 중단] 2012년 1기당 2.5일꼴 스톱… 다른 원전은 괜찮을까

입력 2012-11-05 22:04

품질검증서가 위조된 부품이 사용된 원전은 영광 5·6호기와 3·4호기 울진 3호기다.

그러나 원전의 고장이 지나치게 잦다는 점에서 다른 원전에도 문제가 있는 부품이 사용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원전 직원과 짜고 중고부품을 빼돌려 새 제품인 것처럼 납품한 사례도 적발된 적이 있어 부품에 대한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상황이다.

국내 원전은 올해 들어 최근까지 고장으로 인해 1기당 평균 2.5일꼴로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올 들어 지금까지 원전이 고장으로 가동을 멈춘 횟수는 모두 9차례이며 이로 인한 가동중단 일수를 합치면 총 58일에 달한다.

국내에 총 23기의 원전이 있기 때문에 원전 1기당 대략 2.5일꼴로 발전을 중단한 셈이다.

지난해의 경우 같은 기간(1∼11월 초)에 5차례 고장이 발생했고 가동중단 일수 합계는 24.5일이었다. 원전 1기당 하루꼴로 발전이 정지됐는데 올 들어서는 중단 일수가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월성 1호기는 1월, 9월, 10월 등 모두 3차례 고장이 났다. 가동중단 일수는 이미 10일이 넘는다.

올 들어 가장 오랫동안 가동이 중단된 원전은 신고리 1호기로 지난달 가동중단 이후 주급수 펌프의 진동이 비정상적인 상태를 지속해 16.5일이 지나서야 발전이 재개됐다.

고장 원전 1기당 가동중단 일수도 지난해보다 늘어났다. 한 번 고장이 나면 점검과 재가동 승인에 소요되는 시간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지난 한 해 7차례 고장이 발생했고 가동중단 일수 합계는 27.6일을 기록했다. 한 번 고장 나면 원전이 평균 3.9일 멈춘 것이다. 올해는 고장 건수당 발전정지 일수가 6일을 넘어섰다.

품질검증서가 위조된 부품이 대량 공급된 사실이 밝혀지자 주관 부처인 지식경제부는 내심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지경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전적으로 미검증 부품을 구매한 한수원의 잘못에서 사건이 비롯됐다는 입장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한수원 직원들의 비리와 근무기강 해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이번 사건의 책임을 한수원 측에 넘겼다.

그러나 주무·감독 부처인 지경부도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데다 이번에 외부 제보가 없었더라면 원전 부품 구매와 관련한 구조적 병폐가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파장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