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文측, 오랜 구애에 安 화답 ‘고무’

입력 2012-11-05 21:27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 측은 5일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상당히 고무된 표정이었다. 안 후보 측의 갑작스러운 단일화 회동 날짜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측에서 두 사람 회동을 6일로 잡았다고 먼저 발표하자 다소 당황해하면서도 의제와 내용, 회동 공개 여부 등에 관한 논의를 긴박하게 진행했다.

문 후보 측은 그동안의 오랜 ‘구애’에 안 후보가 첫 공식 반응을 보인 만큼 단일화 논의도 긍정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회동 제안이 전날 문 후보가 “단일화 원칙에라도 합의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촉구한 데 대한 화답이라는 것이다.

문 후보는 안 후보의 제안에 앞서 오전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장관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정책자문기구인 ‘국가비전위원회’를 발족했다. 문 후보가 민주 진영 적자임을 강조하며 향후 단일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윤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이창동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 26명이 합류했다.

문 후보 측은 그간 지켜온 “단일화 후보는 당적을 갖고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원칙을 협상 과정에서 어떻게 관철시킬지를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선대위 회의에서 “큰형님처럼 안 후보 측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단일화 국면을 잘 헤쳐나가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새로운 정치위원회의 정치혁신 방안이 시민사회나 전문가, 일반 국민이 볼 때 가장 합리적이고 필요한 방안이라는 공감대가 이뤄진다면 안 후보도 수긍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도 했다.

아울러 문 후보는 오는 8일 부인 김정숙씨와 함께 광주·전남 지역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에 참석하며 호남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는 지난달 28일 전북 전주와 광주 지역선대위 출범식과 지난 4일 전북 익산 원불교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나흘 만에 또 광주를 방문하는 등 매주 한 번꼴로 호남을 찾고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