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면증 발병서 진단까지 12년 조기진단으로 치료율 높여야”

입력 2012-11-05 17:39

대한수면의학회 신홍범 이사 “수면다원검사 건보 적용 시급”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면전문의가 세계 학회에서 국내 기면증에 대한 인식 강화를 촉구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대한수면의학회 신홍범 이사(코모키수면센터)는 최근 개최된 제15회 환태평양정신의학회 학술대회에서 ‘한국 기면증 환자의 특징’에 대해 발표했다. 환태평양정신의학회 학술대회는 국내외 2000여명의 신경정신 분야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세계적인 심포지엄으로, 국내 개최는 1999년 이후 13년 만이다.

정신과 분야의 전 세계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국가에서 주제발표가 진행된 가운데 신홍범 이사는 ‘한국 기면증 환자의 특징’을 발표해 참여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얻었다.

이날 신 이사는 지난 5년간 심한 주간 졸음으로 수면클리닉을 방문한 과다수면증 환자 중 수면검사와 주간입면기반복검사를 통해 진단된 386명의 임상자료 분석 결과를 중심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같은 숫자는 국내에서 기면증 진단을 받고 치료받고 있는 환자 2000여명의 약 20%에 해당하는 숫자다.

분석 결과 기면증 환자의 연령대는 10대와 20대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176명(45.6%), 20대 114명(29.5%), 30대 62명(16.0%), 40대 23명(5.9%), 50대 이상 11명(2.89%) 순이었다. 기면증이 대개 10∼20대에 처음 증상이 시작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30대 이상에서 기면증의 진단율이 매우 낮았다.

신 이사는 “국내 기면증에 대한 인식이 낮아 병원을 찾는 환자가 적기 때문에 증상 발현에서 진단시점까지 평균 12년이나 걸려 유럽 등의 7년에 비해 5년가량 긴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면증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기면증 여부를 진단받을 수 있는 수면다원검사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기면증 진단이 더딘 이유”라고 지적했다.

신 이사는 “기면증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심각한 질병이라는 인식 제고와 함께 많은 환자들이 정확한 검진을 통해 조기 치료기회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며 “환자들이 병원을 찾지 못하는 가장 큰 문제인 수면다원검사의 건강보험 적용이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면증으로 치료중인 환자의 90.2%가 모다피닐(제품명:프로비질)을 복용하고 있었으며 200㎎을 복용하는 경우가 46.6%로 가장 많았고, 400㎎을 복용하는 경우도 40.2%였다. 학업과 사회활동이 증가하는 10∼20대에서 치료받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이영수 쿠키건강 기자 jun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