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백신 값 제각각이어도 효능은 같다

입력 2012-11-05 17:21


직장인 이모(40)씨는 아내와 중학생 된 딸의 건강을 위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사진)을 맞춰주기로 했다. 집 근처 병원에 물어보니 1회 접종에 18만원이었다. 아내와 딸이 같이 맞으면 족히 100만원이 넘는 큰 돈이 들게 돼 고민하던 중 한 단체에서 1회 접종을 12만원에 해준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이씨는 백신의 가격 차이가 너무 많이 나 같은 백신인데 왜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인지 백신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에 빠졌다.

대한부인종양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18세 이상 여성 중 34%가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돼 자궁경부암의 위험에 노출돼 있고 20대 여성의 감염률은 절반이나 된다.

자궁경부암은 치료약이 없기 때문에 예방백신을 맞는 것이 최선이다. 3회 접종으로 암을 예방할 수 있다. 암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1회 접종에 2가 백신 12∼15만원, 4가 백신은 18∼21만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3회 모두 접종할 경우 60만원에 이르는 비용이 들어 가격이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대학가와 건강관리협회 등을 중심으로 할인된 가격에 백신을 접종하는 행사가 많아졌지만 의료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병의원과의 가격 차이로 인해 백신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병의원과 일선 단체에 공급되는 백신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제약사에서 공급하는 백신 원가가 다르지 않을뿐더러 백신에 결함이 있거나 제조일자, 유통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병의원의 예방접종비는 백신의 원가와 문진에 따른 상담비 및 처치비, 의료수가 등을 고려해 책정한다. 다만 단체를 통한 접종은 100명 이상의 인원을 접수 받아 한꺼번에 시행하기 때문에 백신 보관 비용이나 의사의 상담비 등이 따로 들지 않는다.

백신 접종의 경우 의료법이 개정돼 의료기관에서만 접종해야 한다. 따라서 대학가 접수를 통한 의료기관에서의 접종은 의료법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아파트 부녀회 등에서 임시천막을 쳐놓고 백신을 맞거나 이벤트성 홍보 활동을 벌이는 곳에서의 접종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박노준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모든 주사는 환자 체질에 따라 어떤 부작용이든 나타날 수 있다. 접종 후 10분 이상 관찰해 알레르기 반응이나 쇼크 증상 등을 살펴봐야 하며 의사의 문진과 상담을 거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

김성지 쿠키건강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