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부적합 신장이식, 5년 동안 27차례나 성공

입력 2012-11-05 17:21


김원묵기념 봉생병원 17년 만에 신장이식 700례 달성

“봉생병원에서 처음 시도한 혈액형불일치 신장이식 성공사례는 아직도 제 마음에 감동으로 남아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인 아빠가 아픈 딸아이에게 신장을 이식해준 경우로 의사로서 보람도 많이 느꼈습니다. 이외에 남편들이 신부전 환자인 3쌍의 부부가 서로 교차이식을 한 후 현재 서로 친형제처럼 지내고 있는 사례, 며느리의 친정엄마인 사돈에게 아무 대가없이 신장을 내준 시아버지 등 감동적인 사례들이 많습니다.” 지난달 23일 신장이식 700례를 성공적으로 달성한 김원묵기념 봉생병원 신장이식팀 김중경(신장내과) 과장은 신장이식을 통해 새로운 삶을 찾는 환자들에게서 항상 감동과 희망을 본다고 말했다.

1995년 3월 첫 신장이식 성공 이후 17년 만에 700례(10월 23일 기준)를 달성한 봉생병원은 부산·경남지역 최다 기록을 갖게 됐다. 특히 봉생병원은 2010년 11월 25일 응급 뇌사자 신이식을 통해 부산·경남지역 최초로 신장이식 수술 600례 돌파 후 2년 만에 700례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봉생병원 신장이식팀의 성과는 5년 이식신 생존율 97%, 10년 이식신 생존율 87%라는 점과 고난도 수술로 평가받는 핼역형부적합 이식, 교차양성반응 이식 등에서도 높은 성공률을 보인다는 점이다. 김중경 과장은 “700번째 환자도 혈액형부적합 이식을 받은 환자다. 5년 전부터 시행한 혈액형부적합 이식의 경우 현재 27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봉생병원이 지역 최고의 신장이식팀을 보유하게 된 것은 환자들만을 바라보는 의료진들의 노력에 있다. 현재 봉생병원 신장이식팀은 외과(허길 주임과장, 최영일·박종현), 신장내과(김중경 주임과장, 신용훈·김성민·오준석), 비뇨기과(김동우 과장), 진단검사의학과(박종인 과장), 마취통증의학과(문이섭 과장), 장기이식코디네이터(오차은 수간호사) 등의 협력으로 신장이식이 실시된다.

김 과장은 “봉생병원 신장이식팀의 강점은 ‘하모니’다. 신장이식팀 모든 구성원들이 환자에게 최상의 결과를 제공하기 위해 한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길 봉생병원 원장도 “봉생병원 신장이식팀의 성과는 누구 한사람이 잘한다고 이뤄진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같은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고, 앞으로도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환자 치료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진의 노력은 수술과 함께 수술 후 교육과 환자 관리에서도 빛을 발한다. 봉생병원은 매월 셋째 주 신부전 보존치료 강좌를 포함해 연간 복막투석 교실을 운영하고 있고, 환자들에게 최상의 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임상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김중경 과장은 신장이식 환자들의 수도권 집중현상, 국내에서 부족한 뇌사자이식 활성화 등이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수도권 집중현상이 결코 환자들에게 좋은 게 아닙니다. 정도관리와 수술 능력이 우수한 지방병원에서 환자들이 안심하고 수술을 받는 것이 비용·효과면에서도 좋습니다. 지방에도 경쟁력 있는 신장이식 의료진들이 다수 있다는 점을 환자들이 알아줬으면 합니다.” 또 김 과장은 현재 7대3인 생체이식과 뇌사자이식의 비율이 좀더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사자장기이식 활성화를 위해 뇌사자 발굴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환자들의 희망이 보람이라는 김중경 과장은 봉생병원은 환자들에게 항상 희망을 주며, 환자들과 함께 희망을 공유하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병기 쿠키건강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