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각 중복장애인 ‘영찬’씨의 영국 여행기… EBS ‘다큐프라임’

입력 2012-11-04 19:34


다큐프라임(EBS·5일 밤 9시50분)

‘달팽이, 손으로 런던을 보다’ 편. 지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대상 수상작인 ‘달팽이의 별’의 주인공 조영찬(41)씨 부부의 영국 방문기다.

어린 시절 병으로 시력과 청력을 모두 잃어 달팽이처럼 느리게 세상을 살아가는 조씨. 그에겐 어린 시절 사고로 척추장애인이 된 키 작은 아내 김순호(49)씨가 있다. 아내의 두 손은 항상 남편의 두 손 위에 놓여 있다. 아내가 남편의 손 등에 손가락으로 점자를 써서 남편이 세상과 소통하도록 도와준다.

시청각 중복장애는 시각장애나 청각장애와는 엄연히 다른 별도의 장애이지만 한국에서 이에 대한 인식은 매우 빈약하다. 조씨는 시청각 중복장애인을 위한 복지 시스템이 전무한 한국의 현실이 답답하기만 하다.

그러던 중 아산문화재단에서 이 부부에게 2주간 해외에 가서 복지 시스템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부부는 시청각 중복장애인을 위한 복지재단 ‘센스’가 있는 영국 런던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센스’를 통해 장애는 있지만 장벽은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그레함과 오를라를 만난다.

이들은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지만 각각 자전거를 수리하고, 청각장애인 학생에게 음악을 가르치며 살아가고 있다.

한국과는 달리 가족과 지역사회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개척하고 있는 것. 영국에서의 놀라운 만남을 뒤로 하고 다시 한국으로 떠나는 이 부부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