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운전 앞둔 신월성 2호기… 규모 6.5 지진에 끄떡없다
입력 2012-11-04 19:25
신월성 원자력발전소 2호기 시공사인 삼성물산의 당초 목표는 역대 최단기간 준공이었다. 그런데 공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했다. 삼성물산 이승헌 현장소장(상무)은 “사고 이후 최단기간 준공은 의미가 없어졌고, 어떤 원전보다 안전하고 튼튼하게 시공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경북 경주시 양북면에 위치한 신월성 2호기. 지난 1일 찾은 현장은 2005년부터 시작된 공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시운전 준비가 한창이었다. 핵연료 177개는 원전에 이미 도착해 원자로 장전을 위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삼성물산 측은 이달 중 핵연료를 설치하고 7개월간 시운전을 거치면 우리나라 24번째 원전의 상업운전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설비용량 100만㎾급 가압경수로형 한국표준원전인 신월성 2호기는 안전 설비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현장 관계자들은 강조했다. 일반 원전에 비해 40% 이상 안전 설비가 추가로 보강됐다는 것이다. 핵심 시설인 원자로에는 원자로 용기, 원자로 건물 내벽 철판(6㎜), 외벽 철근 콘크리트(120㎝) 등 총 5개 보호막을 설치해 규모 6.5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게 했다.
특히 원자로 내부에 전원 공급 없이 작동할 수 있는 수소제거설비 21개를 설치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 소장은 “후쿠시마 원전은 전력 공급시설이 파괴되면서 냉각수를 제때 공급하지 못해 발전소 내 가득 찬 수소가 폭발했다”며 “수소제거설비는 전력이 공급되지 않더라도 일정 수소를 흡수해 폭발을 장시간 지연시켜주는 기능을 한다”고 밝혔다. 또 지진이나 해일로 인해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이동형 발전차량을 두고 외부에서 원자로에 비상냉각수를 주입할 수 있도록 했다.
신월성 2호기는 통제가 잘되는 원전을 표방하고 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즉각 정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얘기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이 정지됐다면 사고가 난 것으로 오해하지만, 브레이크가 고장이 나 제동이 안 되는 차가 위험하듯 정지가 잘되는 원전이야말로 안전한 원전”이라고 강조했다.
경주=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