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D-1] 초박빙 승부속 생길수 있는 변수는

입력 2012-11-04 19:20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를 낙관하는 예측이 늘고 있지만 경합주(스윙스테이트)에서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라는 점에서 여전히 이변이나 돌발상황이 생길 수 있다.

우선 오하이오 버지니아 콜로라도주 등 핵심 경합주에서 초박빙 승부가 펼쳐질 경우 당선자 확정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초접전일 경우 특정 후보가 결과에 불복해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면 6일(현지시간) 밤은 물론 7일에도 승자가 결정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개표 작업 등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선거인단 과반을 확보하는 후보가 결정되는 데 훨씬 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공화당 조지 W 부시와 민주당 앨 고어가 맞붙은 2000년 대선 때 플로리다주의 천공식 투표기가 말썽을 부려 당선자 발표가 5주일이나 지연됐다. 천공식 투표기는 모두 사라졌지만 일부 주에서 양측의 공방으로 재검표 사태가 벌어질 소지가 있다.

오바마가 선거인단 270명 확보에 성공, ‘승자’가 되지만 전국 득표수에서는 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2000년 대선 당시 부시 후보는 고어 후보에게 전국 득표에서 53만7000표 뒤졌지만 대법원 소송과 재검표 공방을 벌인 끝에 271명의 선거인을 확보해 가까스로 대통령이 됐다.

각 주에서 한 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해당 주에 배분된 선거인단을 싹쓸이하는 ‘승자독식제’에 따라 부시는 플로리다주에서 대법원의 5대 4 판결로 538표 차이로 간신히 승리하면서도 29명의 선거인을 몽땅 가져갔다. 만약 오바마가 전국 득표에서 지고 경합주에서 이겨 대통령이 된다면 국정 장악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

두 후보가 동수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의회에서 대통령이 결정되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미국 대통령이 되려면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선거인단 총수가 짝수이다 보니 두 후보가 똑같이 269명을 얻을 수 있다.

미국 헌법은 선거인이 동수일 경우 대통령은 하원, 부통령은 상원에서 뽑도록 정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현재 하원 다수의석을 가진 공화당은 다시 하원을, 민주당은 상원 다수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 ‘롬니 대통령-조 바이든 부통령’ 정부가 탄생할 수도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