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밀가루 가격 대란 오나… 세계 기상 악화로 곡물값 급등

입력 2012-11-04 19:12


이르면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밀가루 가격이 지난 2분기보다 30.5% 정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 기상여건 악화에 따른 곡물 가격 급등이 국내 관련 상품에 여파를 미치기 때문이다.

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국제 곡물가격 상승과 장단기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말∼내년 상반기 국내 밀가루는 지난 2분기 대비 30.5%, 전분은 14.0%, 식물성유지는 9.8%, 사료는 9.0% 각각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육우(4.2%), 양돈(5.5%), 두부(9.5%) 등도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만을 고려한 물가 상승률로 국내 수급상황, 정책변화 등에 따라 인상폭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2012∼2013 곡물연도(2012년 9월∼2013년 8월)의 세계 곡물 생산량이 전년 대비 3.5%, 재고량은 10.1%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후반부터 가뭄 및 폭염 등 세계 기상 여건이 나빠지면서 곡물가격을 끌어올렸다.

국제 곡물가격이 오르내리면 환율, 국내수요, 운송기간 등을 감안해 4∼7개월 뒤 국내 관련 상품 가격에 반영된다.

보고서는 “최근 기상관측은 향후 곡물 작황에 더욱 불리할 것으로 전망돼 곡물 수급 여건이 개선될 여지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 8월말∼9월초 옥수수, 대두 가격은 각각 t당 651달러, 32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달러화 가치 하락 등 세계 거시경제 상황까지 고려하면 연말까지 국제 밀, 옥수수, 대두 가격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곡물가격 상승은 국내 물가뿐만 아니라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2.6%에 그쳤다. 역대 정부가 소리를 높였던 ‘주식 자급’이 무색할 정도로 지난해 쌀 자급률은 83.0%에 불과했다. 대두(6.4%), 밀(1.1%), 옥수수(0.8%) 등 기타 작물의 자급률도 미미한 수준이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